- 흰눈썹울새가 떠났다
태안 두 달 살기를 하는 중
거의 한 달 동안 우리를 즐겁게 한
흰눈썹울새가 완전히 떠난 것 같다
그동안 찍은 흰눈썹울새가
모두 같은 흰눈썹울새는 아니었지만
오늘은 마지막으로 우리를 즐겁게 해 준 흰눈썹울새가
추운 날씨를 피해
천수만을 떠난 것으로 보인다
검은여 부근으로 아침 일찍 나가니
일단은 날갯짓하는 새들이 보이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 추위가 많이 가시고 나서야
쑥새나 스윈호오목눈이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흰눈썹울새가 자주 앉던 나무와 돌에는
흰눈썹울새와 자리다툼을 하던
딱새 암컷이 주인 행세를 하고 있었다
점심을 먹고
천수만 A 지구로 넘어가니
그 많던 기러기들도 보이지 않고
흑두루미들도 보이지 않았다
기러기들은 십 분의 일만 남은 것 같고
흑두루미는 오늘 여섯 마리만 보았다
물가에서 나는 소리로 보아
큰고니들은 아직 천수만에 남아 있는 것 같다
평소와 다름없이 천수만을 돌아다녔지만
검은여 부근에서 참매와 힝둥새
그리고 몇 종류의 새들을 찍었고
천수만 A 지구에서는 흑두루미 여섯 마리와
큰고니 몇 가족
그리고 하늘을 나는 독수리 한 마리만 만났다
태안에서 아직 열흘은 더 지내야 하는데
이렇게 새가 없으면...
다음 주는 안면도로 가서
조개나 캐야 하나?
물때나 알아볼까?
흰눈썹울새가 떠난 천수만
고민이 깊어지는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