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다섯 번을 실패하고 관곡지에서 겨우 성공한 쇠부엉이
작년 가을 태안 두 달 살이를 할 때
천수만에 쇠부엉이가 왔다는 소식 듣고
쇠부엉이 봤다는 곳을 여러 번 찾았지만
말똥가리나 검독수리에 밀려 다른 곳으로 간 듯
남들이 봤다는 쇠부엉이를 우리는 못 만났다
두 번째는 철원 느시 찍은 곳에서
쇠부엉이도 있다고 했다
남편이 혼자 간 날 남편은 찍었는데
다음에 같이 가서는 만나지 못했다
세 번째는 흰머리멧새를 찍으러 간
갯골생태공원에서
흰머리멧새를 찍다가
흰머리멧새가 나타나지 않은 날
건너편이 포동이라고
쇠부엉이가 벌써 온 듯하다고
차를 놓고 건너편 포동까지 걸어갔지만
쇠부엉이는 보이지 않았다
네 번째는 교동도로
뿔종다리를 찍으러 갔다가
쇠부엉이도 있고
금눈쇠올빼미도 있다고 해서
두세 번을 돌았지만
쇠부엉이도, 금눈쇠올빼미도
만나지 못했다
다섯 번째는 김포아라갑문에서
털발말똥가리와 검은어깨매를 찍으러 갔다가
쇠부엉이 있다는 말을 들었는데
역시 또 만나지 못했다
오늘 여섯 번째로 관곡지로 나갔다
쇠부엉이가 3시쯤 나온다는 말을 듣고
관곡지 건너편 논이 많은 곳으로
많은 진사님들 나와 계셨다
쇠부엉이가 세 마리라는데
내가 본 것은 한 마리뿐
벼 벤 논에 앉은 모습도 찍고
날샷도 찍었다
(내가 찍은 건 핀이 하나도 안 맞았지만)
그래도 여섯 번만에 만난 쇠부엉이
너무 반가웠다
나오는 길에 보니
관곡지 연밭을 정리하고 물 댄 논에
저어새 다섯 마리가
목욕도 하고
깃 단장도 하고
먹이도 찾으면서
열심히 다니고 있었다
오늘은 여섯 번만에
쇠부엉이를 만난 기쁜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