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왕송호수 물닭의 치열한 싸움
적갈색흰죽지를 만나러 간 왕송호수
개미잡이 찍던 곳 옆 작은 호수에
적갈색흰죽지도 있고
흰죽지도 있고
물닭도 있는데...
먹이활동 잘하던 물닭들이
갑자기 여기서도 싸우고
저기서도 싸우니
적갈색흰죽지와 흰죽지는
싸움을 피해서 옆으로 비켜주네
물닭 두 마리 진지한 결투
감정을 죽이고
상대의 결점을 찾는
프로레슬러인 듯
발을 내디뎌
목을 조이듯 하다가
상대를 깔고 위로 올라섰다가
이번엔 역전되어
물속으로 잠기기도 하고
대등한 경기를 벌이다
이번엔 물기 작전
부리로 머리를 물기도 한다
십여 분을 싸웠지만
지친 기색도
힘든 기색도 없이
여전히 경기를 벌이는
싸움계의 강자, 물닭 두 마리
짝짓기 철이 되면
암컷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힘도 세야 하고
다른 수컷도 경계해야 하고
둥지를 짓기 위한 영역도 지켜야 한다고...
그러기 위해 싸운다는데
제대로 본 건 이번이 처음
햇빛 좋은 날
프로레슬러들의 한 판 경기를
공짜로 구경했다
레슬러들이 심각한 표정으로 경기를 하니
웃지도 못하고 셔터만 열심히 눌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