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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목젖이 보이도록 우는 개개비

- 시흥 관곡지 개개비와 덤불해오라기

by 서서희

붉은 목젖이 보이도록 우는 개개비

- 시흥 관곡지 개개비와 덤불해오라기


사진 설남아빠

글 서서희


오늘은 비가 안 오려나 기대를 하며

개개비를 보려고 관곡지로 나갔다

갈대 밑에 숨어 소리만 들려주는 개개비가

관곡지에서는 연꽃 위에 올라가

예쁜 모습을 보여주기에...


아침 일찍 관곡지에 도착하니

개개비들이 하나둘

연잎 위에도 올라가고

연밥 위에도 올라가고

가끔은 연꽃 위에도 올라간다

올라가서 몸단장을 하기도 하고

목젖이 보이도록 울기도 하고

잠깐 앉았다 달아나기도 하고

오랫동안 짝을 부르기도 한다


개개비가 높은 곳에 올라

큰 소리로 우는 것은

짝을 찾기 위해서라고 한다

목이 쉴 정도로 열심히 울어야

좋은 짝을 만날 수 있는가 보다


11시가 넘으니 개개비 활동이 점점 뜸해진다

예쁜 홍련 위에 올라가는 개개비가 있다기에

오랜 시간 기다리다 찍기는 했지만

그리 예쁜 사진은 아니었다


그 대신

연잎 위에 앉은 참새도 찍고

멀지만 덤불해오라기도 만나고

방울새와 쇠물닭 새끼들까지

게다가 오늘 처음 금개구리까지 보았다


오늘은 날씨가 변화무쌍했다

해가 나서 후덥지근하다가

바람이 부니 기분 좋게 시원했고

그러다 구름이 껴서 사진 찍기 좋다 했더니

또 비가 오고 있더라

정말 변덕이 죽 끓듯 하는 관곡지 날씨였다


KakaoTalk_20230717_180711229.jpg 홍련 위에 앉은 개개비
KakaoTalk_20230717_180712941.jpg 백련 위에 앉아 우는 개개비
KakaoTalk_20230717_180712231.jpg 연밥 위에 앉아 우는 개개비
KakaoTalk_20230717_180712542.jpg 목젖이 보이도록 우는 개개비
KakaoTalk_20230717_180709804.jpg 참새들도 연잎 위에 앉아...
KakaoTalk_20230717_180710271.jpg 물 위에 앉은 방울새
KakaoTalk_20230717_180712813.jpg 금개구리
KakaoTalk_20230717_180710433.jpg 쇠물닭 새끼들이 네 마리나 보인다
KakaoTalk_20230717_180713661.jpg 연잎 위에 앉은 덤불해오라김(너무 멀어서 ㅠㅠ)
KakaoTalk_20230717_180713899.jpg 날아오르는 개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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