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리고 육추를 끝낸 듯한 검은머리물떼새
비가 그친 듯해서
서해안으로 드라이브를 갔다
해 뜨는 걸 보기 위해
새벽에 집을 나섰는데
정작 해 뜨는 시간엔
휴게소에서 정신없이 자느라
깨어 보니 해는 이미 중천에...
너무 일찍 움직여 실패했다
갈매기를 보면서 바닷가를 걷는데
작은 새가 보인다
처음엔 한두 마리 보이기에
꼬마물떼새인 줄 알았는데
열 마리 이상이 무리 지어 날아간다
뭐지? 왕눈물떼새인가?
왕눈물떼새는 아직 올 때가 안 됐는데...
다른 해안을 걷는데
또 물떼새 무리가 있다
자세히 보니 흰물떼새이다
이삼십 마리 정도가 모여 있는 걸로 보아
육추를 끝내고 새끼들을 데리고 있는 것 같다
집에 와서 찾아보니
흰물떼새는 해안가나 간척지 모래밭에서
무리 지어 번식한다고...
서로 도우며 새끼를 키우면 좀 쉬워서일까?
흰물떼새에 대해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또 다른 해변에서는
검은머리물떼새 두 마리가 먹이활동 중이었다
내가 찍은 검은머리물떼새는 꾀죄죄
육추를 끝낸 어미의 모습이고
남편이 찍은 검은머리물떼새는
색깔이 선명한 검은머리물떼새였다
새들도 비혼족(짝짓기를 하지 않는)이 있는지 궁금했지만
궁금증을 풀 길은 없었다
일반적인 새들에게는 알을 품어
새끼를 키우는 게 매우 큰일인 듯하다
여름이 되면 모든 새들이 온 힘을 다해
육추에 몰두하는 것을 보게 된다
그래서 육추 전과 육추 후 모습이 너무 다르다
짝짓기를 할 시기의 수컷은
가장 멋지고 아름다운 모습이었다가
육추를 끝낸 암컷이나 수컷은
하나같이 꾀죄죄한 몰골이다
어디 새 뿐이랴?
사람도 마찬가지...
새나 인간이나 한 생명을 키워내는 어려움은 똑같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