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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 지어 번식하는 흰물떼새

- 그리고 육추를 끝낸 듯한 검은머리물떼새

by 서서희

무리 지어 번식하는 흰물떼새

- 그리고 육추를 끝낸 듯한 검은머리물떼새


사진 설남아빠

글 서서희


비가 그친 듯해서

서해안으로 드라이브를 갔다


해 뜨는 걸 보기 위해

새벽에 집을 나섰는데

정작 해 뜨는 시간엔

휴게소에서 정신없이 자느라

깨어 보니 해는 이미 중천에...

너무 일찍 움직여 실패했다


갈매기를 보면서 바닷가를 걷는데

작은 새가 보인다

처음엔 한두 마리 보이기에

꼬마물떼새인 줄 알았는데

열 마리 이상이 무리 지어 날아간다

뭐지? 왕눈물떼새인가?

왕눈물떼새는 아직 올 때가 안 됐는데...

다른 해안을 걷는데

또 물떼새 무리가 있다

자세히 보니 흰물떼새이다

이삼십 마리 정도가 모여 있는 걸로 보아

육추를 끝내고 새끼들을 데리고 있는 것 같다

집에 와서 찾아보니

흰물떼새는 해안가나 간척지 모래밭에서

무리 지어 번식한다고...

서로 도우며 새끼를 키우면 좀 쉬워서일까?

흰물떼새에 대해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또 다른 해변에서는

검은머리물떼새 두 마리가 먹이활동 중이었다

내가 찍은 검은머리물떼새는 꾀죄죄

육추를 끝낸 어미의 모습이고

남편이 찍은 검은머리물떼새는

색깔이 선명한 검은머리물떼새였다

새들도 비혼족(짝짓기를 하지 않는)이 있는지 궁금했지만

궁금증을 풀 길은 없었다


일반적인 새들에게는 알을 품어

새끼를 키우는 게 매우 큰일인 듯하다

여름이 되면 모든 새들이 온 힘을 다해

육추에 몰두하는 것을 보게 된다

그래서 육추 전과 육추 후 모습이 너무 다르다

짝짓기를 할 시기의 수컷은

가장 멋지고 아름다운 모습이었다가

육추를 끝낸 암컷이나 수컷은

하나같이 꾀죄죄한 몰골이다


어디 새 뿐이랴?

사람도 마찬가지...

새나 인간이나 한 생명을 키워내는 어려움은 똑같지 않을까?


1.jpg 앉아 있다 무리 지어 날아가는 흰물떼새
KakaoTalk_20230719_205606361.jpg 흰물떼새 여러 마리가 함께 있는 모습
KakaoTalk_20230719_205606532.jpg 흰물떼새 성조(?)
KakaoTalk_20230719_205606670.jpg 흰물떼새 어린 개체들인 듯...
1.jpg 육추를 끝낸 듯 몰골이 꾀죄죄한 검은머리물떼새
KakaoTalk_20230719_205607363.jpg 정상적인 색깔의 검은머리물떼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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