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항 해변 지느러미발도요, 제비갈매기, 붉은부리갈매기. 꼬까도요 등
태풍이 불면 먼 바닷가에 살던 새가
비바람을 피해 포항 연안으로 온다고 해서
태풍이 시작될 즈음 포항으로 향했다
처음에 조금씩 내리던 비가
가는 도중에는 앞이 안 보일 정도로 퍼부었다
조심조심 가다가 휴게소에서 좀 쉬었다
그러고 나니 해가 떠 운전하기가 조금 수월했다
8시쯤 도착했는데도 여전히 비가 내려
차에 앉아 해안가를 살필 수 있는 곳으로 갔다
그곳에는 떠내려온 부유물에서 먹이를 찾고 있는
민물도요, 꼬까도요, 노랑발도요 등이 보였다
하지만 우리가 기다리는 지느러미발도요는 보이지 않았다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는데
연일대교 쪽에 지느러미발도요가 떼로 있다는 소식...
열심히 달려가니 지느러미발도요가 멀리서 떼로 날고 있어
다리 밑에서 비를 피하며 찍을 수 있었다
하늘 높이 날고 있는 제비갈매기와 붉은부리갈매기도...
한참을 찍다가 일단 점심을 먹기로 했다
점심을 먹고 다시 가니
비가 그쳐서인지 떠내려오는 부유물이 많았다
지느러미발도요가 그 위에 내려앉아 먹이를 먹고
다시 날아 다른 부유물로 내려앉기를 반복
멀기는 하지만 열심히 셔터를 눌렀다
우리는 귀한 새를 또 볼 수 있을까 하여
다른 해변에 갔는데 거의 아침에 만난 도요들이라
아침에 있던 곳을 다시 가보려고 나왔다
가다가 돌아오라는 연락이...
무리에서 낙오된 지느러미발도요 한 마리가 있다고...
차를 돌려 가 보니 다쳤는지 움직이지 않고 웅크리고 있는
지느러미발도요가 있었다
핸드폰으로 찍을 정도로 가만히 있던 도요가
기운을 차려 일어나 먹이를 먹고, 날기도 하고, 그러다가 또 쉬기도 하고
어린 개체이다 보니 비바람을 심하게 맞아 기력이 쇠한 것 같았다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고 먹이를 열심히 찾아 먹는 씩씩한 모습을
사진으로 담고 돌아왔다, 내일 다시 만나기를 기대하면서...
하지만...
아침에 그 자리에 갔는데 원기회복해서 날아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태풍이 지나간 오늘 아침 포항에는 그 많던 새가 없~다~
사람도 되도록 심한 비바람을 피하려 하듯이
새들도 그런가 보다
먼바다에 살면서 모습을 볼 수 없던 지느러미발도요가
비바람을 피하기 위해
태풍이 지나갈 때까지 안전하게 있을 수 있는 곳을 찾는다니...
우리는 그 기회에 지느러미발도요를
가까이에서 만나는 행운을 얻을 수 있었다
바람을 피해 피난을 와서
태풍에 떠내려온 부유물 속에서 먹이를 찾아 먹고
힘을 내서 다시 먼바다로 나가는 지느러미발도요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