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시민농장 후투티 흙 목욕(?)
수원시민농장 해바라기 밭에 방울새를 보러 갔는데
해바라기를 베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그 많은 방울새 속에 후투티 한 마리가 있었다
처음엔 나무에 앉은 모습만 찍었는데
어느 순간 해바라기 밭에 내려앉는다
'후투티도 해바라기 씨앗을 먹나?' 하는 생각이 들어 쫓아가니
웬걸, 흙을 파고 있다
흙 속에서 먹이를 찾나 싶었는데 그것도 아닌 것 같다
흙을 파내 자기 몸에 뿌리고 있다
참새가 모래로 목욕을 하는 건 봤지만
후투티가 흙으로 목욕을 하는 건 처음이다
털 고르기를 하고 깃 단장을 하더니
밖으로 나온다
그러더니 날아가서 먹이를 찾아 다녔다
어느 순간 그늘 밑에 들어가더니 또 털퍼덕 엎드린다
날개까지 활짝 펴고서...
그제야, 아하!
후투티도 더워서 그러는 거구나
조금이라도 차가운 곳에서 열을 식히는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흙을 파 들어가면 시원한 기운이 돌고
그곳의 흙을 몸에 뿌려 목욕 수준으로 땅에다 몸을 비비고
깃털 정리를 하고는 다시 다른 곳으로 이동한다
그늘 밑에 있는 돌바닥도 다른 곳보다 조금 차가운 듯
바짝 엎드리는 모습도 마찬가지로 해석된다
오늘 수원 시민농장은 나무 밑은 바람이 불어 시원하지만
나무가 없는 곳은 33도 이상이라고 생각된다
여기 시민농장에 한 마리 있는 후투티가
혼자서라도 여름을 시원하게 나는 방법을 터득한 것 같아 대견했다
올해 밖에서 일하는 분들 중에 온열환자가 많았다는데
후투티처럼 슬기로운 방법을 찾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