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릉천 기러기, 비둘기조롱이, 개구리매, 촉새
추석 연휴 마지막 날
이동하는 새가 있을까 하여
공릉천으로 나갔다
들판에는 벼들이 익어가는데
황금빛 들판이 아닌
누리끼리한 들판이다
남편이 봤다는 큰덤불해오라기를 찾아
공릉천을 이리저리 돌았지만
만나지 못했다
물가에서 만난 물총새
촉새와 솔새, 방울새 그리고 꺅도요
한참을 돌아도 큰덤불해오라기는 보이지 않기에
물가에서 졸다가 심기일전 다시 돌다 보니
이상한 새가 보인다
황조롱이 수컷인 것 같은데
이제껏 보던 황조롱이와 달라
황조롱이 아종으로 한국황조롱이가 있던데
글쎄...
오늘은 유난히 동정이 어렵다
비둘기조롱이라고 찍은 건 새홀리기 같고
높이 나는 새는 새홀리기로 알았는데
집에 와서 보니 비둘기조롱이 같다
저녁 무렵 개구리매가 논둑에 앉아 있어
역광인데도 불구하고 찍었는데
날샷을 찍고 확대해 보니
다리를 다친 개구리매였다
날아다니는 새가 앉아 있는 건
다쳤기 때문이라는 걸 늦게야 알았다
날아간 개구리매 무사히 살아남길 빌어본다
오늘은 유난히 바람이 차다 싶었는데
저녁이 되니 기러기 떼가 날아오는 소리가 들려
아, 때가 되니 기러기도 오고
비둘기조롱이도 왔다
유난히 덥던 여름이 가고
가을은 어김없이 오는구나
찬바람과 함께 이동하는 새들을 보면서
오늘은 공릉천에서 가을을 실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