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경면 물수리, 가마우지, 때까치, 검은딱새, 깝짝도요
오늘은 아침 일찍 물수리를 찍으러
한경면으로 나갔다
어제만큼 숭어 떼가 튀어 오르지는 않았지만
물속에 돌아다니는 많은 숭어가 맨눈으로도 보인다
나간 지 얼마 안 되어 나타난 물수리 한 마리
눈앞에서 숭어를 낚아 날아오르는 모습을 찍었다
그것도 정면으로 오는 행운이...
그 이후에는 물수리가 뜸했다
오전이 다 가도록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제주도 진사님들 말씀이
이렇게 뜸한 적은 없었다고...
아주 늦게야 나타난 물수리가
서너 번 고기를 잡기 위해 이리 날았다 저리 날았다
비행샷은 원 없이 찍었지만 고기는 낚지 못해
모두 사냥에 실패하고
얼마나 왔다 갔다 힘들었는지
바닷가에 앉아 쉬는 것만 보였다
점심이 다 되어 나타난 물수리가
그 많은 숭어는 놓친 건지, 안 잡은 건지
대신 광어를 잡아 오르는 것을 보았다
어제도 가마우지들이 물고기 사냥을 많이 했는데
숭어가 많은데도 잡은 모습을 보지 못했다
물고기를 잘 잡기로 소문난 가마우지가
계속 사냥에 실패하기에 이상하다 생각했는데
오늘 광어를 잡은 걸 보니
숭어보다 광어가 더 맛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제주도 진사님들은 물수리를 찍기 위해
새벽부터 한경면으로 나와
순광으로도 찍고, 역광으로도 찍고
물을 튀기는 모습도 찍고, 비행샷도 찍고...
사진을 찍고 있는 한쪽에선
낚시하는 분들도 삼매경에 빠져
제주 바다는 풍광도 멋지지만
낚시와 사진으로 삼매경에 빠진 분들의 모습도
멋진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