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솔잣새를 보러

- 전등사 솔잣새, 흰머리오목눈이, 쇠동고비, 나무발발이

by 서서희

솔잣새를 보러

- 전등사 솔잣새, 흰머리오목눈이, 쇠동고비, 나무발발이


사진 설남아빠

글 서서희


강화도 전등사를 처음 갔다

대학 때 전등사를 가려다 도중에 돌아온 기억이 난다

배를 타고 건너가야 하는데 너무 늦게 도착해서...

굉장히 아쉬웠는데 이제야 가게 되어 감회가 남달랐다


삼랑성이라고 하는 성으로 둘러싸인 곳 안에 위치한 전등사는

생각보다 굉장히 넓고 절에 소속된 건물도 많았다

대웅보전, 약사전, 명부전, 삼성각, 정족사고, 관음전 등

특히 전등사에 가면 대웅보전 처마 네 귀퉁이를 받들고 있는

노파의 모습을 눈여겨보라는 말을 들었다

대웅보전을 만들던 목수가 재물을 가로챈 주막 여인을

처마를 받들고 있는 모습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하루 세 번 부처님 말씀을 들으며 죄를 뉘우치라고...

목수의 응징(?) 방법이 기발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등사에 솔잣새가 있다는 말을 듣고 갔으나

물 먹으러 올까 하여 물가에도 있었고

나무 꼭대기에 앉을까 하여 산 위에서도 기다렸지만

오전 내내 보지 못하다가

오후에 간신히 나무 꼭대기에 있는 모습만 보았다

역광에다가 햇빛이 강해 잘 찍을 수는 없었으나

그렇게라도 보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안 그러면 내일이고 모레고 또 갔을 테니...


전등사 경내에 있는 나무들은

모두 100년이 넘는 오래된 나무들(700년 된 은행나무도 있다)이 많아

새들이 나무 꼭대기에 올라가 있어

사진으로 담기 너무 힘들었다

나무발바리, 유리딱새, 동박새, 쇠동고비 등은

높은 나무 꼭대기에 있는 것을 만났고

흰머리오목눈이와 노랑턱멧새는 물가에 목욕하러 온 것을

가까운 데서 담을 수 있었다


휴일을 맞아 단풍을 보러 나온 사람들이 전등사를 많이 찾고 있었다

어르신을 모시고 나온 가족, 아이나 반려견과 함께 한 가족,

외국인 단체 관광객까지...

오전에도 많았지만 오후 늦게까지 입장하는 사람들도 꽤 많았다

그만큼 문화재로서의 가치가 큰 곳이라는 의미인 것 같다


내일부터 날씨가 안 좋아진다고 하는데

오늘은 가을을 보내기 아쉬워하는 마음으로

울긋불긋한 단풍도 구경하고

보고자 한 새들도 모두 만난 뜻깊은 하루였다

전등사 부처님께 감사드려야겠다


KakaoTalk_20231104_210806812_06.jpg 전등사 대웅보전(붉은 부분이 처마를 받들고 선 노파의 모습이 있는 곳)
DSC_0475.JPG 처마를 받들고 선 노파(네 귀퉁이에 모두 새겨져 있다)
2.jpg 목욕하러 온 노랑턱멧새
DSC_5065.jpg 유리딱새
DSC_4615.jpg 동박새
DSC_5108.jpg 새매
DSC_5127.jpg 나무발발이
DSC_6828.jpg 솔잣새 암수(암컷은 아래 숨어 있다)
DSC_7315.jpg 흰머리오목눈이
DSC_7591.jpg 쇠동고비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처음 만난 상모솔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