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등사 솔잣새, 흰머리오목눈이, 쇠동고비, 나무발발이
강화도 전등사를 처음 갔다
대학 때 전등사를 가려다 도중에 돌아온 기억이 난다
배를 타고 건너가야 하는데 너무 늦게 도착해서...
굉장히 아쉬웠는데 이제야 가게 되어 감회가 남달랐다
삼랑성이라고 하는 성으로 둘러싸인 곳 안에 위치한 전등사는
생각보다 굉장히 넓고 절에 소속된 건물도 많았다
대웅보전, 약사전, 명부전, 삼성각, 정족사고, 관음전 등
특히 전등사에 가면 대웅보전 처마 네 귀퉁이를 받들고 있는
노파의 모습을 눈여겨보라는 말을 들었다
대웅보전을 만들던 목수가 재물을 가로챈 주막 여인을
처마를 받들고 있는 모습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하루 세 번 부처님 말씀을 들으며 죄를 뉘우치라고...
목수의 응징(?) 방법이 기발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등사에 솔잣새가 있다는 말을 듣고 갔으나
물 먹으러 올까 하여 물가에도 있었고
나무 꼭대기에 앉을까 하여 산 위에서도 기다렸지만
오전 내내 보지 못하다가
오후에 간신히 나무 꼭대기에 있는 모습만 보았다
역광에다가 햇빛이 강해 잘 찍을 수는 없었으나
그렇게라도 보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안 그러면 내일이고 모레고 또 갔을 테니...
전등사 경내에 있는 나무들은
모두 100년이 넘는 오래된 나무들(700년 된 은행나무도 있다)이 많아
새들이 나무 꼭대기에 올라가 있어
사진으로 담기 너무 힘들었다
나무발바리, 유리딱새, 동박새, 쇠동고비 등은
높은 나무 꼭대기에 있는 것을 만났고
흰머리오목눈이와 노랑턱멧새는 물가에 목욕하러 온 것을
가까운 데서 담을 수 있었다
휴일을 맞아 단풍을 보러 나온 사람들이 전등사를 많이 찾고 있었다
어르신을 모시고 나온 가족, 아이나 반려견과 함께 한 가족,
외국인 단체 관광객까지...
오전에도 많았지만 오후 늦게까지 입장하는 사람들도 꽤 많았다
그만큼 문화재로서의 가치가 큰 곳이라는 의미인 것 같다
내일부터 날씨가 안 좋아진다고 하는데
오늘은 가을을 보내기 아쉬워하는 마음으로
울긋불긋한 단풍도 구경하고
보고자 한 새들도 모두 만난 뜻깊은 하루였다
전등사 부처님께 감사드려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