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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난 홍방울새

- 월미도 홍방울새, 검은머리방울새, 나무발발이, 오딱이, 청딱이

by 서서희

처음 만난 홍방울새

- 월미도 홍방울새, 검은머리방울새, 나무발발이, 오색딱따구리, 청딱따구리


사진 설남아빠

글 서서희


아침 일찍 월미도 공원으로...

날이 많이 추워 물이 얼면

새들이 양지쪽에 있는 물가로 모인다기에

덜덜덜 떨면서 산을 올랐다


새들이 물 먹으러 오기는 하지만

나무나 풀이 많은 곳으로 쏙 들어가 버려

초점도 안 맞고 역광이라

사진을 찍기엔 정말 어려웠다

시간이 가고 날이 좀 따뜻해지니

새들이 무리 지어 내려오기 시작했다


가장 겁이 없는 건 박새들

나뭇가지에 앉았다가

물 웅덩이에 들어가 텀벙텀벙 목욕도 하고

그냥 내려앉아 물만 먹기도 한다

가장 많은 건 검은머리방울새

처음엔 눈치만 보고 내려오지 않다가

수가 많다는 걸 핑계 삼아

무리 지어 내려와 물을 먹고 간다


그러다가 어디서 들리는 말

"홍방울새네. 홍방울새가 있어요"

검은머리방울새 속에 한 마리 보인다는

홍방울새 암컷

나뭇가지에 앉은 홍방울새 암컷을

간신히 찾아 찍었지만

검은머리방울새 뒤에 있는 흐릿한 사진 한 장


그러다가 두 번 정도

물 먹으러 내려온 홍방울새를 만났다

하지만 새들은

나무 그림자 속에 숨어서 물을 먹는다

그림자에 가린 홍방울새라도

그게 어디냐고 모두들 좋아서 셔터를 눌렀다


홍방울새를 찍으러 간 건 아니지만

이 추운 날씨에 홍방울새라도 보게 되어

얼마나 다행인지...

올해는 몇년간 안 보이던 새가 많이 보인다

북쪽에 한파가 몰아쳐

새들이 남쪽으로 내려왔다고...

나무발발이도, 멋쟁이새도

그리고 오늘 홍방울새도...


홍방울새를

누구는 4년 만에 보았다고 하는데

우리 블로그엔 2009년 파주 사진만 있다

남편은 14년 전에, 나는 오늘 처음...

추운 날씨를 보상받은 기분 좋은 하루였다


물 먹으러 가깝게 내려온 홍방울새(그런데 나무 그늘 속에 있어서...)
나뭇가지 꼭대기에 앉은 홍방울새
비교적 가까이 앉은 홍방울새
월미도에서 만난 나무발발이
청딱따구리
오색딱따구리
나무에 예쁘게 앉은 검은머리방울새
검은머리방울새 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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