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미도 파랑딱새, 검은머리방울새, 되새, 새매
어제 월미도에 나갔던 남편이
파랑딱새를 보기만 하고 찍지는 못했다는
어느 진사님 말씀을 전하면서
오늘도 나가서 찾아보자고 하여 따라나섰다
중무장을 하고 나섰지만 너무 추웠다
큰 핫팩을 주머니에 넣고
발등에 붙이는 핫팩도 붙였지만
그래도 춥기는 마찬가지였다
물이 얼지 않고 내려오는 곳에는
멧비둘기, 직박구리, 되새, 박새
물까치와 검은머리방울새까지
물을 먹고 목욕하러 내려왔다
작은 새들은 나뭇가지 사이에 숨어서 먹고
큰 새들은 작은 새들을 밀쳐내며 물을 먹었다
되새들이 무리 지어 내려오고
검은머리방울새들도 무리 지어 내려왔다
조금 찍다가 너무 추워 차에서 몸을 녹이는데
파랑딱새가 나타났다고 전화가 왔다
물 먹으러 왔다가 발견되어
몇 사람만 찍었는데 날아가 버렸다
파랑딱새를 찾기 시작한 지 어언 20일이 흘렀다
파랑딱새가 나타났다는 소식을 듣고
남편이 찾으러 간 날이 11월 29일
그다음 날 나도 쫓아 찾으러 갔다가
홍방울새를 처음 본 날이 11월 30일
그 후에도 몇 번 갔지만 만나지 못했다
누군가 봤다는 소식만도 서너 번 되는 것 같다
누구는 파랑딱새 소식을 듣고 홍도까지 갔다가 못 봤다는데
이렇게라도 본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태국 같은 열대지방에는 흔한 새라는데
이 추운 날에 월미도에 나타나
많은 사람들의 애간장을 녹인 파랑딱새
추운 겨울을 잘 보내고
고향으로 무사히 돌아가기를 염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