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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이 얼마나 맛있는지...

- 강화도 흰까치, 교동도 큰말똥가리 흑색형, 감을 먹는 작은 새들

by 서서희

감이 얼마나 맛있는지...

- 강화도 흰까치, 교동도 큰말똥가리 흑색형, 감을 먹는 작은 새들


사진 설남아빠

글 서서희


초원수리도 왔다고...

참수리도 보인다고...

홍방울새도 있다고 하여

오랜만에 교동도로 갔다


교동도를 가기 전에

작년에 본 흰까치(루시즘)가 아직 있는지

궁금하여 찾아갔다

양서우체국에 차를 세우고

이리저리 둘러보니

바로 앞 나뭇가지에 앉아있다

작년에 어미인 듯한 까치가

데리고 다닐 때보다 조금 커진 듯하고

이제는 혼자서 까악까악 소리내며

이리저리 활발하게 날아다닌다


교동도를 들어서니

큰말똥가리(흑색형)가 반갑게 맞이한다

말똥가리는 차가 지나가면 날아가기 바쁜데

큰말똥가리(흑색형)는 의젓하게 두리번두리번

사람이나 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오후에 다시 만나 잘 찍으려 했는데

오후에는 만나지 못했다


홍방울새도 찾아보았지만 찾지 못하고

흰꼬리수리나 초원수리도 찾았지만 만나지 못했다

그러다가 점심을 먹으러 찾아간 팔각정에서

감을 먹는 작은 새들을 만났다


직박구리가 가장 많고

오목눈이와 흰머리오목눈이

박새, 곤줄박이, 아물쇠딱따구리까지

감이 얼마나 맛있는지

감에 앉으면 날아갈 줄 모른다


그러더니...

갑자기 나타난 새매 한 마리가

감을 먹고 있는 작은 새를 잽싸게 낚아채서 달아난다

얼마나 빠른지 셔터를 누를 새도 없었다

무슨 새를 잡아갔는지 알 수 없지만

아마 그 시간에 직박구리가 가장 많았기에

직박구리를 잡아가지 않았을까 짐작만 해본다


점심을 먹고 다시 맹금류를 찾으러 나섰다

교동도를 이리저리 도는데

물이 언 논에 뭔가가 보인다

까치가 깐죽깐죽 왔다 갔다 하는 데를 자세히 보니

기러기 한 마리가 죽어가고 있었다

금방 고개를 드는 것을 봤는데

다음에 봤을 때는 고개를 파묻고 움직이지 않는다

추워서인지 먹지 못해서인지 맹금류의 공격을 받은 건지 알 길이 없다


그 옆 논에는 또 한 마리 기러기가 죽었는지

독수리 한 마리가 사체를 물고 뜯고 있고

여기저기서 새들도 몰려온다

독수리 다섯 마리, 흰꼬리수리 세 마리, 까마귀 네다섯 마리가

눈치를 보면서 서로 훔쳐 먹으려고...

하지만 사체를 잡고 있는 독수리가 훔칠 여지를 주지 않는다

그러다가

독수리 한 마리가 사체 일부분을 들고 달아나고

흰꼬리수리도 날아가기에 찍고 보니 입가에 붉은 것이 묻어 있다

독수리와 흰꼬리수리가 날아간 뒤엔 까마귀 여러 마리가 뒤처리를 하고 있었다


어두워질 때까지 홍방울새를 찾아다녔지만

만나지 못하고 목욕하고 올라온 쑥새 무리만 만날 수 있었다

나오는 길에 큰말똥가리 한 마리가 얌전히 있다가

찍으려고 하니 날아가 버린다


오늘 교동도에서는

만나고 싶어 한 홍방울새, 초원수리는 못 보았지만

흰까치도 만나고

감을 좋아하는 작은 새들도 보았기에

성공한 하루였다고 생각하며 돌아왔다


DSC_0042.jpg 오늘 만난 양서우체국 앞 흰까치(루시즘)
202301.jpg 2023년 1월에 만난 흰까치(루시즘)
DSC_0646.jpg 큰말똥가리(흑색형)
DSC_1647.jpg 말똥가리
DSC_2191.jpg 곤줄박이
DSC_2091.jpg 흰머리오목눈이
DSC_2403.jpg 오목눈이
DSC_2499.jpg 박새
DSC_2552.jpg 쇠박새
DSC_2646.jpg 아물쇠딱따구리
DSC_3129.jpg 고기를 서로 먹겠다고 싸우는 독수리와 기회를 엿보는 흰꼬리수리
2.jpg 고기 일부분을 들고 달아나는 독수리
DSC_3335.jpg 흰꼬리수리도 고기를 먹었는지 입가에...
1.jpg 큰말똥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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