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해도 라우스 참수리와 흰꼬리수리
작년에 북해도를 혼자 다녀온 남편이
유빙 위 참수리와 흰꼬리수리가 장관이라고
꼭 보아야 한다고 해서
추운 것이 두려웠지만 용기를 냈다
하네다 공항에서 비행기를 내려
국내선으로 갈아타고 구시로 공항으로 가야 했다
정상적으로 하네다 공항에 여유 있게 내렸지만
날씨가 궂은 탓에 공항까지 데려다주는 버스가 늦어
비행기에서 대기한 시간이 지체되어
짐을 부치는 시간을 놓쳤다
여러 개의 짐을 들고 공항순환버스를 타고
간신히 국내선 1터미널로 가서 국내선으로 갈아탈 수 있었다
구시로 공항에서 렌터카를 타고
다시 라우스까지 차로 세 시간 정도
북쪽으로 올라가 숙소에 짐을 풀고
긴 여정을 마쳤다
새를 보기 위해 가는 것만도 하루가 꼬박...
새벽 5시에 배를 타기 위해
서둘러 항구로 갔다
라우스는 그동안 많은 눈이 내렸는지
도로는 눈이 치워져 있지만
치운 눈이 도로 옆으로 높이 쌓여 있었다
라우스 항구에서 작은 배를 탔다
중국에서 온 사람, 일본에서 온 사람 등
20여 명이 함께 유빙을 찾아
20-30분 정도 북쪽 바다로 나갔다
유빙을 만나 배를 세우고
배 앞머리에서 얼린 정어리 같은 물고기를
유빙을 향해 던지니 새들이 모여들었다
처음에는 갈매기들이 떼로 쫓아오며
유빙에 떨어진 먹이를 채가기도 하고
물속에 떨어진 먹이를 건져가기도 했다
그러다 흰꼬리수리가 나타나고
참수리가 나타나니
갈매기들은 흰꼬리수리나 참수리를 피해 다니며
용케도 먹이를 가져갔다
본격적으로 흰꼬리수리와 참수리가 먹이 전쟁에 나섰다
참수리가 나서니 흰꼬리수리는 조금 밀리는 듯 보였다
먹이가 충분한데도 불구하고
다른 새가 잡은 물고기가 더 커 보이는지
같은 흰꼬리수리 사이에서도
같은 참수리 사이에서도
먹이를 뺏기 위한 전쟁이 벌어졌다
약 두 시간 동안 촬영을 했는데
눈이 오다가 그치기도 하고
바람이 불기도 하고
춥기는 무척 추운 날씨였다
체감온도 영하 15도 정도...
사진이나 화면으로만 보던 유빙을
눈앞에서 보니 정말로 신기하기만 했다
2월 20일부터 3월 초까지
라우스에서 유빙을 만날 수 있다는데
하루 이틀 차이로 만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새벽 5시와 9시 배를 두 번 탔는데
새벽에 비해 9시에는 새들이 좀 적은 듯했고
배가 덜 고픈지 물고기를 채가는 횟수가
좀 적은 듯했다
하얀 유빙 위를 날아다니는
참수리, 흰꼬리수리, 갈매기들
거기서 벌어지는 새들의 치열한 먹이 전쟁
너무나 멋진 장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