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해도 네무로 주변 항구를 뒤지다
북해도 라우스에서 쇄빙선을 타고
참수리를 찍으면서 오전을 보냈다
작년에 네무로로 가는 길에
근처 항구에서 바다꿩을 접사 했다는 정보를 듣고
모든 항구를 들러 살펴보며 갔다
점심을 먹고 편의점을 찾아 커피를 들고는
긴점박이올빼미가 가까이에 있다고 하는데
아직 본 적은 없다고
긴점박이올빼미나 한번 찾아보자고
주변에서 올빼미가 살 만한 둥지를 찾았다
갑자기 "저기 뭐가 보인다"
그 말에도 새가 안 보여 한참을 찾는데
길쭉한 둥지 가운데
긴점박이올빼미가 얌전히 앉아 있다
한참을 찍기만 하는데 갑자기 쏙 들어가 버린다
아쉽기는 했지만 오늘 만난 것만도 행운이라며
내일 다시 이 길을 갈 예정이니
다시 한번 찾아서 찍자고 했다
(다음날 긴점박이올빼미를 만나지 못했다)
바다꿩을 찾아 항구 뒤지기는 두세 번을 허탕
그래도 한 항구에 들어가니
검둥오리 한 마리가 가까운 곳에서 놀고 있었다
사진이 잘 찍히는 곳을 찾아
차를 움직여 이리저리 찍고 있는데
갑자기 "어, 저기 바다꿩!" 외치는 소리에
항구 한가운데 점으로 있는
바다꿩을 찍느라 모두들 바빴다
수컷만 두 마리인 듯했다
역광에서는 바다꿩 형체를 알아볼 수 없어
순광을 찾아 이리저리 차를 타고 돌다가
바다꿩을 찍는데 멀리서 또 한 마리가
따로 놀고 있는 것이 보였다
두 마리가 비슷하게 같이 다니다가
어느 순간 보니 두 마리 다 보이지 않는다
할 수 없이 오늘은 포기하고
내일 네무로 숙박지에서 오전에 찍고
다시 한번 찾자고 항구를 나왔다
다음날 오후에 항구를 다시 찾으니
배가 정박한 곳 가까이에 바다꿩 세 마리
암컷 한 마리, 수컷 두 마리
암수 한 쌍이 같이 다닌다
또 한 마리의 수컷이 따로 다니다
나중에는 세 마리가 한 앵글에 잡히기도 했다
사진 찍기 좋은 곳을 찾아다니다
처음 찍은 곳에 다시 오니
이번에는 바다꿩이 한 마리 더 보인다
새로 보인 바다꿩 수컷은 따로 다녀
한 앵글에 담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한국에서 놓친 바다꿩을
(바다꿩이 있다기에 크리스마스를 맞아
새벽에 속초를 내려갔는데
24일 저녁까지 있었다던
바다꿩을 만나지 못했다
그래서 우리는 '크리스마스의 악몽'이라고...)
북해도에 와서 네 마리나 보니
오늘은 정말 행운의 날이고
버라이어티 한 날이었다
항구를 뺑뺑 돌면서 좀 더 가까운 곳을 찾았지만
바다꿩은 곁을 내주지 않고
이쪽으로 오면 저쪽으로 헤엄쳐 가고
저쪽으로 가면 이쪽으로 도망가
멀리서, 세 마리를 한 앵글에 잡은 걸로
만족하고 항구를 나와 숙박지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