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해도 구시로
구시로 두루미 자연공원에서 두루미를 찍다가
긴점박이올빼미 두 마리를 찍고 왔다는 정보에
긴점박이올빼미가 있는 산으로 갔다
신발에 아이젠을 착용하고 산길로 5분쯤 내려가니
나무 중간에 커다란 둥지가 있고
그곳에 졸고 있는 긴점박이올빼미 두 마리가 있었다
첫날은 마냥 조는 모습만 찍고 왔다
두 번째 날은 모두 두루미자연공원에서 두루미를 찍고
두 사람만 긴점박이를 찍으러 갔다
오전에 일찍 긴점박이를 만나러 가니
한 마리는 둥지를 나와 나무 위에 앉아 있고
한 마리는 둥지에서 졸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어치가 둥지 근처로 다가오자
나무에 있던 긴점박이가 재빨리 둥지로 내려왔다고 한다
그 이후에 서로 사랑하는 포즈도 보여줬다고...
그 상황을 동영상으로만 보았다
그다음 날 눈이 내리는 날씨라
긴점박이 머리에 눈이 쌓인 모습을
찍을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남편 혼자 긴점박이를 찾아갔다
하지만 눈의 양이 많지는 않아
긴점박이 머리에까지 쌓이지는 않았다
얼굴 근처에 눈이 묻은 정도만...
그래도 눈이 내리는 가운데
둥지에 앉은 긴점박이 두 마리는
너무나 멋진 풍경 사진이었다
부부인 듯 보이는 긴점박이올빼미는
사이좋게 서로를 향해 웃는 표정(?)도 짓고
서로 털을 다듬어주기도 하고
사람이 뽀뽀를 하듯이 부리를 마주치기도 했다
먹이 사냥을 할 듯도 한데
밤에만 하는지 움직이는 건 보지 못했다
사람보다 더 진한 부부애를 과시하는
긴점박이올빼미 두 마리를 보면서
영화 한 편을 감상하고 내려온 기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