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청도 한 달 살이 시작합니다

- 어청도 4월 10일 ~ 5월 15일 35일간

by 서서희

어청도 한 달 살이 시작합니다

- 어청도 4월 10일 ~ 5월 15일 35일간


글 서서희


내일(4월 10일) 어청도에 들어간다. 작년에는 4월 15일에 들어갔는데 입도 초기에 귀한 새를 만나 올해는 5일 먼저 들어가 보기로 했다. 작년에는 입도 첫날 큰물떼새를 만나고 둘째 날 긴다리사막딱새, 셋째 날 쇠부리도요를 만났다. 그래서 귀한 새들이 일찍 들어오는 것이 아닌가 하는 기대를 갖고 들어간다.

남편의 표현을 빌자면 복불복(福不福)일 거라고 했다. 복불복은 '복을 누리는 분수가 좋고 좋지 않음'이란 의미를 지닌 한자어로 사람의 운수를 가리키는 말이라고 하는데 귀한 새를 만날 수도 있고 아예 꽝일 수도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바람 많고 안개가 많이 끼는 어청도이다. 1박 2일이나 2박 3일로 들어오면 들어오기도 어렵고 나가기도 어렵다. 바람과 안개 때문에 배가 뜨지 않는 날이 의외로 많아 시간적 여유를 갖고 들어와야 하는 섬이다. 그래도 우리는 한 달 살이이기에 여유가 있고 그래서 올해 어떤 새를 만날지, 귀한 새를 만났으면 하는 마음으로 들어간다. 가슴이 두근두근 설레고 기대된다.

하지만 섬 한 달 살이가 만만치는 않다. 일단 한 달 먹을 거를 거의 가져가야 한다. 돈으로 해결되기는 하지만 매끼를 사 먹을 수는 없는 일이니까. 섬에 사는 분들도 하나부터 열까지 군산에서 배로 들여온다. 그러니 최대한 많이 가져갈 수밖에 없다. 그리고 입을 거를 많이 가져가야 한다. 육지는 지금 온갖 꽃이 한꺼번에 피고 여름에 접어든 것 같아도 어청도는 바람이 불면 패딩을 꺼내 입어야 하고, 날씨가 좋으면 여름옷을 입어야 하니 보통 세 계절 옷이 필요하다. 생필품 역시 살 수는 있지만 생활비가 많이 드니 모든 걸 준비해서 들어가야 한다. 그 외에도 소소하게 준비할 것이 많다. 캐리어에다 다 넣기도 어렵다.

그래도 작년에 차를 가져가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알아서 우리는 작년부터 차에다 싣고 들어간다. 배 한 척에 세 대의 차를 실을 수 있는데, 주민 우선이라 이것 역시 복불복이다. 새벽부터 기다리지만 주민들이 많이 들어가면 못 들어가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 그러면 군산에서 하루를 더 묵고 들어가야 한다. 차를 배에다 실을 경우 선적비가 비싸긴 하지만 물건을 모두 가져갈 수 있다는 면에서 가성비가 낫다는 생각이 들어서 우리는 이 방법을 택했다.

개인적으로는 재작년에 보지 못한 물레새를 작년에 보았듯이, 올해는 작년에 보지 못한 무당새를 보고 싶다는 바람이다.


큰물떼새.jpg 큰물떼새
긴다리사막딱새.jpg 긴다리사막딱새
쇠부리도요.jpg 쇠부리도요
물레새.jpg 꼬리를 좌우로 살랑살랑 흔드는 물레새
무당새.jpeg 올해 내 눈으로 꼭 보고 싶은 무당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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