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당새, 노랑배솔새사촌, 뻐꾸기, 꾀꼬리
어청도에 새가 없다.
새가 없는 이유는?
1. 고양이가 많다
- 주민 분이 하시는 말씀 : 고양이가 얼마나 많냐고 물으니 "굉장히 많다. 지금 새끼를 배고 있는 고양이들도 많다. 고양이들이 새를 죽여서 어청도에 새가 없다."
2. 올해 테크길에 보리수 열매가 열리지 않았다.
- 테크길에 보리수나무가 무척 많은데 테크길 가운데 나무를 제외하고 보리수 열매가 달리지 않았다. 예년에는 보리수 열매가 많이 달려 지빠귀도 먹고 작은 새들도 보리수 열매를 먹었는데 열매가 달리지 않아 새들이 먹을 것이 없어 바로 나가는 것 같다. 보리수 열매가 해거리(열매가 많이 열리는 해와 적게 열리는 해가 교대로 일어난다는 뜻의 해거리)를 하기 때문에 올해는 열매가 열리지 않는 해인 것 같다.
3. 지금 부는 바람이 북풍이라 새가 오지 않는 것 같다. 이제 남풍이 불면 새가 들어올 거라고 생각한다.
어느 말이 맞는지는 모르지만 결론은 어청도에 새가 없다. 오지 않거나 오더라도 머물지 않고 금방 나간다는 사실이다.
오늘은 아침에 옹달샘에 올라갔다. 혹시 물 먹으러 오는 새라도 있을까 하고 갔지만 흰배멧새, 촉새, 노랑할미새와 검은댕기해오라기(잠깐 나무에 앉았다 사라짐)만 보았다. 물 먹으러 오던 검은머리방울새도 안 보이고 유리딱새나 쇠유리새, 큰유리새도 안 보였다.
학교 옆 팽나무 쪽으로 갔지만 아침에 보인다던 쇠유리새 암컷도 안 보이고, 어제 보였다던 진홍가슴도 안 보였다. 힝둥새와 흰배멧새만 왔다 갔다 했다.
테크길로 나갔다. 솔새류도 안 보였다. 노랑딱새 한 마리와 흰눈썹황금새 한 마리만 보았다.
그래도 남편은 산을 두 번이나 오르내리면서 새를 좀 만난 것 같다. 노랑배솔새사촌도 보고, 무당새가 나무 위에 앉은 것도 봤다고 한다. 뻐꾸기와 꾀꼬리가 나무에 앉은 모습도 보고 하늘을 나는 매와 새매도 보았다고 한다.
너무나 새가 없어 등대 쪽에는 있을까 하고 차를 끌고 등대로 넘어갔지만 예년에는 지빠귀 종류도 등대 잔디밭에 있었고, 지난번에 갔을 때도 후투티가 놀고 있었는데, 오늘은 날갯짓하는 새가 한 마리도 없었다. 한번 날갯짓하는 새를 보고 카메라로 보았더니 직박구리였다.
누군가 어청도 다목적체육관 쪽에서 흰눈썹울새를 보았다고 해서 가 보았지만 찾을 수 없었다.
4일쯤 남풍이 불고 5일에는 비가 오고 남풍이 분다고 한다. 그러면 새가 들어오려나...
그러면 내일도 새가 없는 날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