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험한 장소에서 포란 중인 장다리물떼새, 흰물떼새
물이 들어오면 도요들을 만날 수 있을까 하여
새벽 6시 10분이 만조인 매향리로 향했다
그런데 새가 앉을자리를 남기지 않고
오늘은 물이 너무 많이 들어왔다
아무리 그래도 도요 몇 마리 정도는 보일 줄 알았는데
물떼를 못 맞춘 건지
도요들이 있을 시기를 못 맞춘 건지...
혹시나 하여 매향항으로 갔더니
바다 위 스티로폼 위에 앉은 노랑부리백로
갑자기 날아와 눈앞에 앉는다
한참 바닷물 속을 노려보더니
작은 고기 한 마리를 잡는다
서너 번 고기를 잡는 데 집중하다가
성에 차지 않는지
다른 곳으로 날아가 버린다
그래도 꿩 대신 닭이라고
노랑부리백로라도 찍었으니 다행이라고...
화성 7공구로 들어와
장다리물떼새가 둥지 튼 곳이 그대로 있는지
알아보려고 갔다
남편이 열흘 전쯤 갔을 때
둥지 튼 것을 보고 걱정하는 소리를 들었었다
그곳에 가 보니 양 옆으로는 모두 벼가 심어져 있었다
장다리물떼새 둥지를 보호하려는 농사짓는 사람의 배려인지...
올해 농사를 안 짓는 곳이면 다행이고
새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주면 더할 나위 없겠다
물 댄 논에 흑꼬리도요 두 마리가 앉았다 날아간다
찍기 전에 날아가 어딘가에 있을 거라고 찾아다니는데
길 한가운데 흰물떼새 두 마리가 보인다
찾아보니 자갈들 사이에 덩그러니 놓인 알 세 개
유심히 살피지 않으면 모르고 지나칠 정도...
차에서 기다리니 어미가 와서 알을 품는다
차바퀴자국을 피해서 만들었지만
그래도 너무 위험해 보인다
무사히 포란과 육추에 성공하길 빌면서 자리를 떠났다
흑꼬리도요는 찾지 못한 채
시끄럽게 우는 개개비와
갈대 위에 열심히 올라가는 개개비사촌만 만나고
흐려지는 날씨에 포기하고 돌아왔다,
장다리물떼새와 흰물떼새를 걱정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