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솔부엉이를 괴롭히는 동박새
남이섬에 갔다
큰소쩍새도 만나고
올빼미도 만나고
오색딱따구리도 만나러...
남이섬에 들어가기 전에 작년에 있던
귀제비 둥지가 있는지 확인하러 갔더니
여전히 둥지를 드나드는 귀제비를 볼 수 있었다
어느 둥지는 포란 중인 것 같고
어느 둥지는 육추 중인지 열심히 먹이를 나른다
너무나 재빠르게 드나들어
제대로 된 사진을 찍을 수 없어
인증샷만 찍고 남이섬으로...
남이섬을 들어가
큰소쩍새를 만났지만
새끼들이나 어미나
나뭇잎에 가려 얼굴을 확인하기 어려웠다
시간이 지나도 그 모습이 그 모습...
안으로 더 들어가니
오색딱따구리 둥지가 있는데
이소를 시키기 위해
딱따구리 어미는 너무 바빴다
첫째가 이소하고
둘째도 이소 시키려
애쓰는 오색딱따구리
너무나 안쓰러웠다
올빼미가 있다는 곳에 가니
성조는 새끼를 지키려 끝까지 자기 자리를 고수하고
새끼는 이리저리 몸을 흔들면서
어미가 먹이 주기를 기다리는지...
솔부엉이 있는 곳을 가니
솔부엉이가 눈을 감고
포란 중인 새끼를 지키고 있다
오후에 가 보니 솔부엉이가
울고 있는 듯 입 모양을 한다
주변을 살피니 동박새 서너 마리가
솔부엉이 주변을 돌아다닌다
솔부엉이는 새끼를 보호해야 하지만
동박새 등쌀에 이리저리 옮기고
급기야 우는 소리를 낸다
동박새는 이소한 새끼를 데리고
생존 교육을 시키는 듯한데
동박새 찍찍 소리에
잠을 자야 하는 솔부엉이는 괴로운 듯
이리저리 피해 보지만
동박새 무리를 대적할 수는 없는 듯...
사람이 도와줄 수는 없어
그냥 돌아 나오기는 했지만
내 새끼 지키기 위해
솔부엉이를 괴롭히는
어미 동박새와
작은 동박새를 어쩌지 못하는
솔부엉이 성조
너무나 안타까운 풍경이었다
남이섬은 봄단장에 바쁘고
관광객들은 남이섬을 즐기느라 바쁘고
새들은 새끼를 건사하느라 바쁘고
사진 찍는 사람들은 왔다 갔다 하느라
너무나 바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