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청 뿔호반새, 김제 검독수리
5박 6일 일정으로 제주를 갔는데
제주로 간 첫날 뿔호반새 소식을 들었다
비행기를 예약해 둔 상황이라 육지로 나올 수 없었다
남편은 제주 5박 6일 동안 육지에서 들려오는 뿔호반새 소식에
뿔호반새만 신경 쓰느라 제주의 새는 건성으로 보았다
마라도에서 바람까마귀(종추가)를 만났지만
어청도에서 본 새인 검은바람까마귀라고 생각하여
배편을 12시 반 배에서 1시 20분 배로 한 번은 연장했지만
몇 장 찍고 그냥 나왔다
나중에야 바람까마귀라는 걸 알고
더 있을 걸 하고 후회했지만 이미 지나간 일이니...
제주에서 돌아온 다음날 중국 3박 4일 탐조가 계획되어 있으니
뿔호반새는 또 뒷전...
중국을 다녀오고 나서 감기에다 병원 일정이 있어
11월 29일 소식을 들은 지 11일 만에 뿔호반새를 만났다
남편은 11일에, 나는 다른 일정이 있어 12일에야 만날 수 있었다
정말로 오매불망(자나 깨나 잊지 못함)이라는 말이 딱 어울릴 정도로
남편은 말끝마다 뿔호반새, 뿔호반새만 찾았다
뿔호반새가 아직 산청에 있는지 여기저기 수소문하더니
'오늘은 멀리서 점으로 보았다'
'닷새째 뿔호반새가 보이지 않았다' 등 소식만 들려...
남편은 뿔호반새가 없다고 하니
5시간 거리를 무작정 내려갈 수도 없어
일단 김제 검독수리와 초원수리를 찍으려고 내려갔다
그런데 저녁에 산청에서 뿔호반새를 보았다는 소식이 들렸다
남편은 다음날 김제에서 3시 반에 떠나
날도 밝기 전에 산청에 도착했다고 한다
다행히 이리저리 찾아다니다
찍었다는 소식을 들었고
나도 11일에 일정이 일찍 끝나
동서울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함양으로 내려갔다
새벽에 산청 하구에 가니
차가 여러 대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뿔호반새는 보이지 않아
남편과 나는 여기저기 새가 있을 만한 곳을 찾으러 다녔다
다행히 나무에 앉았다 사냥을 하는 뿔호반새를 만나
물고기를 잡아 바위에 앉는 장면까지 볼 수 있었다
물총새 정도의 크기일 거라 짐작했는데
뿔호반새는 호반새보다 10cm가 더 크다고 한다
물 한가운데 갈대에 물총새가 앉았다 가고
다음에 뿔호반새를 만났는데
물총새보다 5배 이상 크게 보였다
한두 번 찍고 하류로 날아가기에
우리는 올라가는 길에 다시 김제로 갔다
3시가 넘었는데 검독수리가 아직 식사 중이었다
어떤 고기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검독수리를 아주 가까이에서 선명하게 담을 수 있었다
감기가 걸려 몸 상태는 안 좋았지만
그렇게 오매불망 보고 싶던 뿔호반새를 만났으니
몸이 아프거나 말거나 마음은 개운하기만 하다
이제 그동안 미뤄둔 김장 준비나 해야 할까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