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드컵공원, 파주출판습지, 군남댐을 차례로 돌다
어제 월드컵공원에 붉은양진이가 또 나타났다고 해서
아침 일찍 해뜨기 전부터 월드컵공원에 나가서 기다렸다
해가 뜨기 시작했지만 붉은양진이는 나타나지 않고
개똥지빠귀, 노랑지빠귀, 되새, 방울새, 힝둥새 들만 보았다
붉은양진이는 잠깐 들렀다 날아간 것으로 판단되어
9시까지 기다리다 포기하고 파주출판습지로 떠났다
파주출판습지는 매년 개리와 큰부리큰기러기를 만나는 곳이다
올해도 혹시나 하고 갔는데 역시나 하고 만났다
개리가 열 마리 이상 있고
큰부리큰기러기도 꽤 많이 보였다
큰부리큰기러기와 개리 모두
습지 속에 있는 식물의 뿌리를 먹기 때문에
예년에는 서로 영역 다툼이나 싸움이 많았는데
오늘은 서로 다투지 않고 평화롭게 먹이를 먹고 있었다
개리가 목을 길게 빼고 하늘을 보거나
큰부리큰기러기를 향해 목을 빼는 행동을 하는데
어떤 의미인지 몹시 궁금했다
다음으로 군남댐으로 갔다
낭비둘기는 22년에 구례 화엄사에서 만났지만
경기도에도 있다고 해서 보러 갔다
낭비둘기는 극소수가 국내에 서식하는 매우 드문 텃새로
화엄사에는 30여 개체가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군남댐에는 100여 개체가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오전에는 봄기운이 느껴졌었는데
오후 들어서는 점점 차가운 바람이 불어 도로 겨울이 온 것 같았다
군남댐 낭비둘기들은 난간에 몇 마리가 보이긴 하지만
대부분 댐 지붕에 숨거나 댐 밑으로 들어갔다 나오곤 했다
가끔 한 마리가 담쟁이덩굴 있는 곳으로 날아오기에
먹이활동을 하는가 싶었는데
가는 나뭇가지를 물고 가는 것으로 보아
둥지를 만드는 것이 아닌가 여겨졌다
몇 개체는 짝짓기도 하는 걸 보았는데
벌써 번식기가 된 건지 궁금했다
인터넷 자료에 번식기는 5-6월로 알려져 있는데...
오늘은 봄기운이 느껴지는 오전에 출발해서
겨울로 돌아온 듯한 저녁에 집으로 돌아왔다
붉은양진이는 실패했지만
개리와 낭비둘기는 성공해서
삼분의 이만 성공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