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드 지온 / 신나라 / 2024 한국일보 신춘문예
목표로 했던 마지막 필사가 끝났다. 2025 신문 신춘문예 15편, 2024 신춘문예 14편 모두 29편의 작품 필사가 끝났다. 동화를 써야 하는데 이것저것 갈팡질팡 머리만 복잡해서 경기문화재단에 창작지원금을 신청해 보기로 마음먹었다. 서류를 제출하고 나니 발표날 때까지 또 마음이 싱숭생숭 시간만 버리고 있는 내 모습을 보면서 일단 필사를 하면서 머리를 좀 비우자고 시작한 것이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 거의 매일 세 페이지씩 이틀 정도 걸려 한 편씩 브런치에 올리게 되었다.
명퇴하고 올해 8년째이다. 도서관에서 책 읽고 영화를 보다가 도서관 강의를 접하게 되었고, 그 강의를 통해 자서전 쓰기, 소설, 신화, 동화 등을 배웠다. 간단한 에세이 수준에서 점점 영역을 넓혀 동화 공모에 당선되고 동화집을 내고 동화작가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다. 하지만 아직 자신 있게 내가 쓴 동화집을 내놓을 수준은 아니다. 자신 있게 내세울 작품을 쓰려고 노력하는 정도?
이제 필사를 멈추고 내 동화를 쓰려고 한다. 내일 동화의 모티브가 된 어청도에 들어간다. 원래 어제 들어갈 예정이었지만 바람이 심해 배가 뜨지 않는다고 해서 내일 들어가기로 계획을 변경했다.
들어가기 전에 해야 할 일이 많아 무척 바쁜 시간을 보냈다. 책(50 여권)도 읽고, 필사(29편)도 하고, 역사동화 줌수업도 듣고, 동시 쓰는 줌수업도 듣고, 제주 4.3을 기리기 위해 제작된 영화 <목소리들> 관객추진단에 참여해 평촌 CGV 영화 상영을 추진하고, 4월 4일 안국역에 달려가 헌재 주문을 많은 분들과 함께 현장에서 들으면서 기쁨을 나눴다.
이제는 올해 계획하고 있는 동시집 출간과 동화 <어청도에서 온 편지>를 쓰기 위해 매진할 생각이다.
스물아홉 번째 마지막 필사는 2024 한국일보 신춘문예 <후드 지온>이다. 팔꿈치에 화상 상처가 있는 지온은 한여름에도 항상 후드 집업을 입고 다닌다. 상처를 알게 되면 친구들이 자신을 놀릴까 봐 전전긍긍한다. 그러다 생존 수영 수업이 있다는 걸 알게 되고 지온은 후드 집업 밑에 긴소매 지퍼형 래시가드를 입고 수영장에 갔다가 끝나기 5분 전에 미리 나와 옷을 갈아입는다는 전략을 세우지만 옷을 미처 다 갈아입기 전에 친구 서윤이와 마주치고 만다. 지온이는 서윤이가 자신의 상처를 봤다고 생각하고 서윤이 눈치를 본다. 하지만 서윤이는 자신의 다리에 있는 백반증을 보여준다. 친구들에게 보여주는 게 괜찮냐는 물음에 서윤이는 내 피부니까 괜찮다는 대답을 한다. 지온이는 밤새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아침에 후드 집업의 소매를 걷어올리고 친구들을 만난다.
육체적 상처가 '남과 다르다'는 정신적 상처로 연결되고 그로 인한 아이들의 심리적 갈등을 잘 표현한 작품이다. 하지만 아이가 그런 생각을 함께 고민하고 아파하는 어른들이 나오지 않는다는 게 조금 걸렸다. 부모나 선생님들이 생존 수영에 대한 지온이의 고민을 덜어줄 방법이 있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아이들의 심리묘사를 극대화하기 위해 생략했다는 생각도 든다.
일단, 필사 끝~~~^^ 내일부터는 어청도 일기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