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쇠뜸부기가 떠난 날 ㅠㅠ
아침 일찍 쇠뜸부기를 보러 갔더니
쇠뜸부기가 보이지 않았다
시간이 꽤 지났는데도 나타나지 않아
모두들 떠났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검은머리딱새는 쓰레기장에서
그나마 잘 지내고 있었다
오늘 쇠뜸부기를 보러 들어오기로 한 분들이 꽤 많았는데
오전 8시 배는 안개 때문에 결항이라고 했다
오전에 들어왔다 오후에 나가려고 했던 분들은
어청도에 들어오는 것을 포기하고
김제와 고창에 들러 다른 새를 잘 찍었다는 소식이다
어차피 들어왔어도 쇠뜸부기가 떠났으니
그나마 실패하지 않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오늘 나가지 않아도 되는 분들은 오후 2시 배를 기다렸다 탔는데
1시 58분에 기상이 악화돼서 출발을 못 한다고 하선하라고 했다니
얼마나 황당했을까...
거기에는 한 달 살이를 하기 위해 짐을 잔뜩 가지고 온 분이 있었는데
그 많은 짐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갔다는 후문
내일도 기상 악화로 오전, 오후 배가 결항될 예정이라고 하니...
그런데 여기서 반전!!!
저녁까지 쇠뜸부기를 기다리다 쇠뜸부기는 못 만나고
유리딱새만 열심히 찍고 내려오던 남편이
내려오는 길에 발견한 쇠뜸부기 사체...
아무래도 고양이에게 당한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만...
우리나라에서 보기 힘든 쇠뜸부기를
이렇게 허무하게 보내다니...
첫날 너무 사람을 경계하지 않는 쇠뜸부기를 보고
사진을 찍으면서도 걱정을 하긴 했는데
이렇게 현실로 나타날 줄은 몰랐다
아, 약육강식의 비정한 세계!
고양이가 많은 어청도의 현실을 해결할 방안은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