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바람 불고 배는 결항되고 새도 안 보이는 고즈넉한 어청도
사진 설남아빠
글 서서희
아침부터 바람이 심해졌다
오늘 두 편의 배가 모두 결항
점심 이후에는 비가 뿌리기 시작하고
바람도 무척 심해져 돌아다닐 수가 없었다
비를 맞고 나가 보았지만
새로운 새들은 보이지 않았다
남편이 아침에 쇠뜸부기가 있었던 곳에 갔더니
고양이가 숨어 있더라고 한다
얼른 쫓았다고는 하는데
근본적인 해결책이 없어 고민이다
오늘은 바람이 심하게 부니
새들도 움직임이 별로 없다
조릿대숲에 가서 앉아있는데
유리딱새들이 한 마리씩 나타나
먹이를 찾는 것 같은데
유리딱새 한 마리가
내가 앉아있는 곳을 보더니
갑자기 털을 부풀리더니 날아가버린다
먹이를 달라고?
정말 그런 뜻인가?
혼자서 웃고 말았다
오후에는 거의 방콕
내일은 새들이 좀 있으려나
내일도 결항이 된다고 하니
현재 어청도에서 새를 찾는 사람은
남편과 나, 젊은 친구 셋뿐이다
비바람 불고 새도 없는
어청도의 하루가 저물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