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산 물꿩, 천수만 바늘꼬리도요
서산에 물꿩이 있다는 소식을
오래전에 들었지만
찾지 못하다가 일주일 전에 가게 됐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오전에 비소식
하지만 새끼가 세 마리라고 해서
비가 오니 성조가 새끼를 품어주는 장면을
볼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찾았는데
비가 오는 날은 연밭에 숨어서 나오지 않는다는
지역분들의 말씀 ㅠㅠ
그날 아침에는 성조가 멀리서 날아갔다 날아오는 모습만
두 번 정도 보았는데
비가 그친 오후 2시 넘어서야
연밭 맨 끝에 서 있는 모습만 잠깐 볼 수 있었다
비가 그친 후엔 내리쬐는 폭염으로
바람 없고 그늘 없는 곳에서
더 이상 버티지 못해 일찍 돌아오고 말았다
다녀온 다음날
성조가 새끼 두 마리를 데리고
연밭을 나와 다니는 사진을 보곤
아쉬움을 달랠 수밖에 없었다
새끼가 세 마리였는데
두 마리만 다녀서
새끼 한 마리에게 변고가 생겼는지
의문을 품은 사진이...
그래서 다시 한번 물꿩을 보러 나섰다
오늘은 날씨도 좋으니 물꿩을 쉽게 볼 거라는 생각으로...
하지만 일찍 도착해 오전 내내 기다렸지만 물꿩은 보이지 않았다
물꿩이 떠난 게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 정도였지만
남편이 멀리서 날아가는 모습을 보았다고 하니
아직 떠나지 않은 건 확실해 보였다
할 수 없이 점심을 먹고 천수만을 한 바퀴 돈 다음
다시 오자고 그 자리를 떠났다
맛있는 어죽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천수만 B 지구로 갔다
농사를 짓지 않는 무논에 도요들이 있을 거라고 찾아다녔다
무논이 몇 개 있었는데
무리로 날아다니거나 물속에 있는 도요는 알락도요인 듯했다
무논 몇 개를 지나는데 논둑에 바늘꼬리도요가 보였다
앞에서 암수인 듯한 두 마리가 먹이활동을 하고
조금 후에는 뒤에 한 마리가 더 날아와 풀 속에 숨어
바늘꼬리도요 세 마리를 봤다
다른 도요들을 찾았지만
솔직히 도요들은 맨눈으로는 구별이 힘들다
사실 바늘꼬리도요도 꺅도요, 꺅도요사촌, 큰꺅도요와 구별이 어려워
그냥 바늘꼬리도요로 믿고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다시 물꿩을 보러 갔다
물꿩이 있는 곳으로 왔지만 여전히 물꿩은 보이지 않았다
혹시나 저수지 둑방 쪽으로 가면 보일까 하여 가봤지만
풀이 무성하여 들어갈 수가 없었다
포기하고 다시 돌아와 기다리는데 '보인다'라고 남편이 외쳤다
연잎 가로 먹이활동을 하는 물꿩 성조가 보였다
앞으로 왔다 다시 뒤로 가면서 먹이활동을 하던 물꿩은
연밭을 빙 돌아 멀리로 날아갔다
혹시나 새끼들을 데리고 먹이활동을 나올까 하고 기다렸지만
서산에 계신 진사님 하시는 말씀
지난주까지는 새끼들이 보였는데 며칠째 새끼들이 보이지 않는다고...
새끼들을 데리고 나오는 곳이 바뀐 건지 변고가 생긴 건지 모르겠다고...
할 수 없이 새끼들 보는 것은 포기하고 돌아왔다
물꿩은 원래 긴 꼬리깃이 아름답다고 하는데
이번 서산 물꿩은 왜가리에게 꼬리가 물려 잘렸다는 풍문(?)이 있다
새끼도 세 마리였는데 15일 찍은 사진에는 두 마리였고
오늘은 아예 새끼가 보이지 않으니
서산 물꿩은 사연이 많은 물꿩이다
물꿩은 일처다부제로
수컷이 혼자 육추를 담당한다고 한다
그러니 서산 물꿩도 수컷이리라
그래도 오늘은 성과가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기쁜 마음으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