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제 검독수리, 군산 가창오리 군무
26년 새해 갑자기 날이 추워져
바깥에서 새를 찍기는 어려울 것 같아
차에서 새를 찍을 수 있는 곳으로 출사를 나갔다
그래서 택한 곳이 전북 김제 검독수리
기온은 영하 10도 내외였지만
차 안에서 춥지 않게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휴게소에서 쉬다가 도착한 시간은 거의 9시 정도
들판에는 로드킬 당한 고라니가 놓여 있었고
새벽에 눈이 왔는지 들판은 눈으로 덮여 있었다
잠깐 숨을 돌리는데 하늘에서 검독수리가 날아와
고라니 위에 앉아 여기저기 살피면서 아침 식사를 한다
고라니가 밤새 얼었는지 검독수리는 힘을 주면서 날개를 활짝 펼치기도 했다
한참을 먹던 검독수리는 깡충깡충 옆으로 비켜나더니
목이 말라 눈을 먹는 듯(?) 보였는데
그러다가 소나무 숲으로 날아갔다
검독수리가 없으니 황조롱이 한 마리가 날아와
고라니를 차지하고 열심히 고기를 뜯는다
저렇게 많이 먹다가 검독수리가 내려오면
배가 불러서 날아가지 못할까 걱정이 될 정도로...
(오후에 또 한 번 날아와 포식을 했다)
시내로 가서 점심을 해결하고 돌아오니
검독수리는 아직도 내려오지 않았다고 한다
다행이라 생각하고 있는데 갑자기 하늘에서 검독수리가 내려왔다
고기를 먹을 거로 생각했는데
고라니는 본체만체하고 멀리 풀 속으로 들어가 앉는다
그리곤 잠시 후 다시 소나무 숲으로 날아갔다
나중에 생각하니 그때 살아있는 고라니를 보고 내려온 것이 아니었나 싶다
어디서 나타났는지 고라니 두 마리가
벌판을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하다가
두리번두리번하면서 가만히 서 있다
이때 검독수리가 날아와 고라니 두 마리를 공격한다
고라니 두 마리는 이리 겅중, 저리 겅중
검독수리는 이놈 쫓다가, 저놈 쫓다가 했다
그래도 목숨이 달린 일이라서인지
고라니 두 마리는 필사적으로 달아나 위기를 모면했다
죽은 고라니 고기가 맛이 없어서
살아있는 고라니를 공격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검독수리가 고라니를 공격하는 모습은 가히 장관이었다
고라니가 한 마리였다면 필시 사냥에 성공했을 것 같다
검독수리가 한번 더 내려올 거라 생각해서 기다렸지만
검독수리는 내려오지 않고 바람이 심하게 불면서
시야를 가릴 정도로 눈이 내렸다
눈이 그칠 것 같지 않아 4시 정도 김제를 떠났다
돌아오는 길에 군산 나포에 들러 가창오리 군무를 보고 가기로 했다
멀리 가창오리 떼가 물에 앉아있는 건 보였지만
해가 질 때까지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았다
영하 1-2도의 날씨인데도 바람이 불고 조금씩 눈이 내리니
손과 발이 얼어 영하 30도였던 중국 때보다 더 추웠다
중국에서는 바람이 불지 않고
두꺼운 옷과 핫팩으로 중무장을 해서 그렇게 추운 줄 몰랐는데
오늘은 가창오리를 보다가 군산 하구둑에서 얼어 죽을 뻔했다
그래도 오늘 새해 첫 출사에선
오전 빛이 좋을 때 검독수리가 내려와 먹이를 먹는 모습도 보고
오후엔 검독수리가 살아있는 고라니 두 마리를 좇는 모습도 보고
돌아오는 길엔 가창오리의 현란한 움직임 등을 보면서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
첫 출사에서 이 정도라면 올해도 조복이 좋으려나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