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리갈매기, 흰눈썹바다오리, 흰수염바다오리, 흰머리멧새, 집참새
선상탐조를 겸해서 강원도 1박 2일 탐조를 갔다
선상탐조는 그동안 몇 번의 기회가 있었지만
날씨가 너무 추워서 엄두를 내지 못하다가 용기를 냈다
아침 일찍 금강대교에 도착해 수리갈매기를 찾았다
밤새 고기를 잡아온 어선들이 정박해 있는 곳에 갈매기들이 많았다
금강대교 다리 위에 올라가서 보니
조금 크고 허옇게 보이는 갈매기가 한 마리 보였다
수리갈매기는 전체적으로 밝은 색의 갈매기이며
날개를 펼쳤을 때 꼬리가 하얀색이고
날개 끝만 조금 짙은 색이라고 한다
남편이 지난번에 만난 건 수리갈매기 성조이고
이번에 만난 개체는 4년 정도의 수리갈매기 아성조라고 한다
어선에서 버리는 물고기를 주워서 신나게 날기도 하고
다른 작은 갈매기들을 쫓아내는 걸 보기도 했다
선상탐조를 할 시간이 되어서 대진항으로 갔다
오전에 비해 바람은 잔잔해졌지만 그래도 단단히 옷을 껴입었다
핫팩까지는 필요치 않을 거로 예상했지만 완전히 오산이었다
온도가 낮지 않았지만 바다 바람은 정말 만만치 않았다
세 시간 정도 배를 타고 내렸을 때는 온몸이 모두 얼어 우두둑 소리가 날 정도였다
그래도 열심히 셔터를 누르면서 바다에 있는 새들을 보았는데
내가 제대로 찍은 건 흰눈썹바다오리와 흰수염바다오리뿐이었다
다른 건 초점도 안 맞고 점으로 찍힌 것들뿐...
이번 선상탐조에서 가장 핫했던 건 바다오리였는데
바다오리 두 마리가 "아~!!!" 하는 사이에 날아가서
제대로 찍은 건 한 사람뿐이었다
나는 아무리 뒤져도 찍힌 사진이 없고
남편은 초점이 맞지 않은 바다오리가 있었다고 한숨을 쉬었다
선상탐조가 끝나고 늦은 점심을 먹고 금강대교를 다시 갔다
금강대교에는 수리갈매기가 없었고
다른 곳을 탐조하다 오신 분들 말이
청간정에서 수리갈매기 4년생을 보았다고 하는데
다시 문암해변 쪽으로 날아갔다고 한다
사진을 비교하니 아침에 금강대교에서 만난 수리갈매기가 맞다고 한다
다음 날 금강대교에서 수리갈매기를 한번 더 만나고 맹방으로 갔다
섬참새가 수로 갈대밭에 300여 마리가 있고 집참새는 수컷 한 마리가 있었다
24년도에 어청도에서 집참새 암컷을 만났는데
암컷은 다른 새들과 구별하기 어렵지만
다행히 새를 잘 아시는 분이 있어서 찍을 수 있었다
이번에 집참새 수컷은 앞가슴에 검은 얼룩무늬가 있어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야영장 주변에 깨밭이 있어
방울새, 되새, 검은머리방울새, 참새, 섬참새, 집참새들이 많이 찾고 있었다
점심을 먹고 매봉산 바람의 언덕으로 갔다
남편이 지난번에 갈색양진이를 보러 갔다가
갈색양진이는 만나지 못하고 왔는데
쑥새를 찍은 사진 속에서 흰머리멧새 두 마리가 찍힌 걸 발견하고 아쉬워했다
이번에는 제대로 다시 찍을 수 있자고 찾았고 쉽게 찾을 거라고 생각했다
바람의 언덕 정상 부근을 두세 바퀴 돌면서 샅샅이 찾았지만 날갯짓하는 새들이 없었다
늦게서야 간신히 양진이 두 마리를 찍고 포기해야 하나 생각할 때
백여 마리 새들이 나는 게 보였다. 갈색양진이였다
너무 멀어 차에서 찍다가, 차 뒤에서 숨어 찍었다가 했다
갈색양진이들은 민감해서 우리를 피해 슬금슬금 멀어지는 게 느껴졌다
그래도 갈색양진이라도 찍은 게 어디냐고 하면서 한 바퀴 더 돌고 내려가자고 했다
마지막으로 지난번에 흰머리멧새가 나타났던 곳을 가는데 서너 마리 새가 나는 게 보였다
같이 간 분이 새소리가 다르다고 차를 세우고 쌍안경으로 이리저리 살피는데
흰머리멧새가 맞다고 한다. 여덟 마리가 보인다고...
바람의 언덕은 바람이 너무 심해서 사람이 서 있다가도 휘청거릴 정도였다
새들도 수로 옆 시멘트 벽(?) 밑에 숨어서 바람을 피하고 있었다
내 눈에 새들은 보이지 않아서 새들이 있다는 곳을 향해 무조건 셔터를 눌렀다
집에 와서 보니 초점이 맞진 않았지만 새들이 옹기종기 모여 바람을 피하는 게 보이긴 했다
바람의 언덕과 선상탐조에서 느끼는 추위는 비슷비슷했다
바람의 언덕이 왜 바람의 언덕인지 이해가 갔다
그곳은 새들이 있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바람이 불었다
21년도에 해변종다리가 나타났다고 해서 갔었는데
그때는 1월이어서 눈길을 다니느라고 고생했던 기억이 난다
지금은 눈은 없었지만 그래도 눈 녹은 자리에 있던 물기가
내려올 때쯤 되니 금방 빙판이 된 것을 볼 수 있었다
흰머리멧새를 찾으러 오전에 바람의 언덕을 찾은 분들이 있었는데
모두 만나지 못하고 내려왔다는 소식을 들었다
우리는 쌍안경으로도, 소리로도 새를 구별하는 분이 있어
(그분의 도움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감사드립니다)
흰머리멧새가 여덟 마리 있다는 것까지 알고
찍을 수 있었던 게 얼마나 다행인지...
이번 탐조에서 선상탐조만 빼고 만나고 싶은 새들을 모두 만났다
다른 분들은 선상탐조에서 원하는 새들을 만나지 못해 실망했다는데
나는 흰눈썹바다오리와 흰수염바다오리를 만난 것만 해도 대성공이었다
몇 번 실패한 수리갈매기도 보고 집참새도 보고 흰머리멧새도 보았다
여행 기간 동안 같이 한 모든 분들께 정말 깊이깊이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