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머리멧새를 보러 갔다 눈 구경만...

- 삼척에선 섬참새만, 바람의 언덕에선 날갯짓이 없었다

by 서서희

사진 설남아빠

글 서서희


겨울철새들이 떠나기 전에

새들을 한번 더 보자고 길을 떠났다

서울 지역은 꽃샘추위가 있긴 하지만

봄이라고 생각하고 나선 길이었다


삼척에 가서 새들이 있던 깨밭에 가니

방울새도 없고, 섬참새, 집참새도 없어

새들이 모두 떠난 모양이라고 실망하고 돌아섰다

그래도 혹시나 하고 집참새가 있던 마을 주변도 다시 살피고

섬참새가 있던 갈대밭도 다시 살피다 보니

섬참새가 나무에 앉아있는 모습이 보였다


나무에 앉았다 풀 속으로 들어갔다 하기에

몇 장 사진을 찍고 돌아 나오는데

어디서 나타났는지 참새 무리가 까맣게 날아왔다

참새와 섬참새가 섞여 있었다

논에 앉았다 또 한꺼번에 우르르 날아갔다 하는데

아마 퇴비를 뿌려놓은 데서 나온 벌레를 먹는 게 아닌가 싶다(?)


백여 마리, 아니 그보다 더 많은 수의 참새들이 날아다녔다

나무에 앉았다 논에 앉았다 전깃줄에 앉았다...

그 많은 무리 중에 집참새도 있을 것 같았지만

너무 빨리 무리로 날아다녀 찾을 엄두를 내지 못했다


삼척에 비빔짬뽕이 유명하다고 하여

점심을 해결하고 태백으로 향했다

가는 길은 눈이 오긴 했지만 제설작업을 깨끗이 해 놓아서

바람의 언덕을 올라가는 길도 쉬울 거라고 생각하고 매봉산으로 들어섰다

얼마 올라가지 않았는데 눈을 치우지 않은 곳이 바로 나왔다

차 3대가 눈길에 막혀 2대(사륜)는 후진으로 나오고

1대(후륜)는 눈길에 바퀴가 헛돌아 나오지 못했다

(잘 나왔으려나 걱정이 된다)

우리 차는 사륜이라 잘 빠져나와 다른 길로 들어서 정상으로 향하니

그 길은 풍력발전소가 설치되어 있는 곳이라

차가 다닐 수 있게 잘 치워져 있었다


조심조심하면서 정상 근방까지 새를 찾아보았지만

멀리서 날아가는 작은 새 두 마리만 봤다

그것도 무슨 새인지 구별할 수 없을 정도의 거리에서...


돌아서 내려오는데 나무에 붙은 눈이 이상했다

상고대라 하면 나무에 눈이 골고루 소복하게 내려앉은 걸 연상하는데

바람의 언덕에는 나무에 붙은 눈이

마치 눈덩이를 던져놓은 것처럼 붙어 있었다

그것도 한쪽 면만...

아주아주 큰 거인이 있고, 그 거인이 쥘 만한 큰 눈덩이를

나무에 던져 붙여놓은 것 같은 풍경(?)이랄까?

아쉽다, 사진을 찍을 걸 ㅠㅠ


결국 호젓하게 집참새와 흰머리멧새를 만나겠다는 부푼 꿈은 무산되고

봄인 줄 알고 나선 여행길에 한겨울에나 볼 수 있는 눈 구경만 잘하고 돌아왔다

비록 새는 못 찍었지만 매봉산 꼭대기에서 내려다본 겨울 풍경은

모든 걸 보상받을 정도로 너무나 멋진 장관이어서 아쉬움은 없었다


KakaoTalk_20260307_190139585.jpg 참새와 섬참새가 우르르 몰려다니며 먹이활동을 하고 있다
KakaoTalk_20260307_190140084.jpg 가로수의 열매를 먹고 있는 섬참새 수컷
KakaoTalk_20260307_190140638.jpg 나무에 예쁘게 앉은 섬참새 암컷
KakaoTalk_20260307_190138988.jpg 섬참새와 참새 무리가 백여 마리 이상 논에 앉았다 한꺼번에 날아오른다
KakaoTalk_20260307_194037724_02.jpg 매봉산 바람의 언덕엔 눈이 하얗게 쌓여있다(풍력발전소가 있는 곳은 눈이 치워져 있다)
KakaoTalk_20260307_194037724_04.jpg 눈을 치우지 않은 곳은 차가 들어갈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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