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는 느린 걸 두려워했다.
남들보다 늦게 간다는 것,
그게 곧 실패인 줄 알았다.
그래서 숨 가쁘게 앞만 보고 달렸다.
뒤처지지 않기 위해,
넘어질 틈도 없이 달리기만 했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늦게 간다고 해서 내 삶이 뒤처지는 건 아니라는 걸.
남들보다 늦게 도착해도 괜찮다.
때로는 길을 잠시 잃는 순간조차
내게 필요한 여정일 수 있다는 걸.
늦게 가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아는 게 더 중요하다.
무엇을 향해 가고 있는지,
그 길이 진심에서 비롯된 길인지—
그게 나를 진짜로 움직이게 한다.
남들 속도에 휘둘리지 않고,
나에게 꼭 맞는 걸음을 찾는 것.
비록 작은 걸음이라도
그 길이 나의 것이라면
나는 매일 조금씩 자라고 있는 것이다.
잠시 멈춰도 괜찮다.
천천히 걸어도 괜찮다.
내가 내 마음의 소리를 듣고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나만의 리듬으로 가고 있다면
이미 나는 잘 가고 있는 거다.
비교가 아닌 이해로,
조급함이 아닌 믿음으로,
나는 오늘도 나를 따라 걷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