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어는 성조가 있어서 따라 말하기가 어렵고 배우기도 무척 어렵다는 걸로 악명이 높다. 중국어는 4 성조이고 베트남은 무려 6 성조이다. 과연 사람이 낼 수 있는 소리인가?!
소귀에 경 읽기처럼 2년 가까이 매일 듣는 말이지만 무지한 나에겐 소음에 가깝다. 새로운 세상에 도착해 첫 발을 내딛는 흥분과 열정이 식기 전, 호찌민 인문사회대학교 어학당에서 베트남어를 6개월간 배우기도 했다. 퇴근 후 꾸역꾸역 나가서 배운 수업은 너무 재미가 없었다. 호기롭게 시작했지만 결국 포기했다. 그래도 제2 외국어 배우기 꿈은 아직 진행 중이다.
베트남어는 중국어의 지방 사투리였는데 프랑스 선교사가 알파벳과 성조를 이용하여 표기하는 방법을 정리한 것이 지금의 형태이다. 영어 알파벳에서 자음 몇 개를 빼고 사용한다. 예를 들어 이름 '재용 JAEYONG'에서 알파벳 J는 베트남어에 없는 자음이라 현지인들이 '재용'이 아니라 '예용'이라고 많이들 읽는다.
베트남 북부의 발음과 남부 호찌민의 발음에도 큰 차이가 있다. 우리에게 유명한 전통의상 'AO DAI'를 북부에선 아오자이라고 읽지만 남부에선 아오야이라고 한다. 티브이에는 표준어인 수도 '하노이' 북부 발음이 나온다. 그래서 남부 사람이 북부 발음을 좀 더 잘 알아듣는 것 같기도 하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티브이의 영향보다 남부 사람들이 발음에 그 이유가 있는 것 같다. 남부 사투리는 발음을 뭉개는 경향이 있어 다른 뜻을 가진 단어가 다 비슷하게 들린다.
베트남에 오기 전 언어 공부를 해서 좀 더 편리한 생활을 하기 원한다면 북부나 남부 발음 둘 중 하나를 선택해서 배워야 한다. 이를 반대로 배운다면 현지인들 입장에서는 알아듣기 상당히 어려울듯하다. 자국민들도 자주 쓰는 말이 không biết '알 수 없다'. Không Hiểu'이해할 수 없다'이다. 방언이 워낙 강한 지역이 많아 자국민들끼리도 말이 통하는 않는 경우가 있다. 베트남은 서울과 제주도의 거리보다도 3배나 먼 1600km 남북으로 기다란 나라이다. 물리적으로도 가깝고, 미디어와 교통의 발전으로 비 물리적 거리도 가까운 한국보다 방언에 더 큰 차이와 특색이 있는 게 당연하다.
'카페 쓰어 다' Càphê sữa đá '는 현지에서 주로 마시는 연유 커피이다. Càphê 는 말 그대로 '커피' sữa는 '우유' đá 는 '얼음'이다. 한국어나 영어로 말할 때는 '아이스 밀크 커피'이다. 수식하는 형용사(차가운, 아이스)나 명사(밀크)가 커피라는 단어 앞에 위치한다. 베트남어는 반대다. 커피(카페) 밀크(쓰어) 아이스(다)이다. 영어와 다르고 현재 중국어와도 다른 어순이다. 그래도 어원이 중국어답게 한국인이라면 쉽게 유추할 수 있는 단어가 많다. máy는 기계 tính은 계산하다. lạnh은 춥다 추은 khăn은 수건이다. máy tính은 컴퓨터, máy lạnh은 에어컨 khăn lạnh은 '차가운 수건' '물티슈'를 뜻한다. 난 아직도 어순이 헷갈려 거꾸로 말하는 경우가 현지인들이 철썩 같이 알아듣길 기대하고 마구 쓴다.
언어 학습은 수학이나 과학처럼 암기력이나 논리력을 통하여 이해하고 배우는 게 아니라 반복적인 사용을 통한 습득 또는 익숙해지는 체득에 가깝다고 한다. 아이가 처음 말을 배울 때 알파벳을 이해하고 문법을 외워서 말하는 것이 아닌 것과 같다. 외국어를 처음 배울 때 우리는 아기처럼 접근해야 한다. 주입식 영어학습은 한계가 있다.
고등학교에서는 독일어를 배웠고, 대학교에서는 프랑스어를, 일어는 취미로, 영어는 독학으로 배웠다. 영어 빼고 모두 다 인사만 겨우 할 정도의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사실 수능시험 때 3교시(영어)에서 워낙 낮은 성적을 받아 영어를 제외한 언어, 수리, 과학 성적으로 대학교를 지원했었다.
말은 쉽지만 지루함을 쉽게 느끼는 성인들의 외국어 습득은 상당히 고단하다. 암기가 오히려 편하게 느껴진다. 대학생 때 사귄 외국인 여자 친구는 한국어를 하지 못했다. 한국에 있는 동안 나를 만나고서 한국어 실력이 전혀 늘지도 않았다. 나의 영어 실력만 늘었을 뿐이다. 여기에서도 업무적으로 영어를 쓰다 보니. 베트남어를 쓰는 경우가 없다. 새로운 친구를 사귀어야 하나? 말하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영어로 대화하던 베트남 친구들과 베트남어로 말하기는 서로가 답답하다.
나의 자세를 바꿔야 한다 하나라도 더 새로운 걸 배우고 시도해봐야 한다. 한국에서도 영어를 잘 배웠건만... 이곳에서 벳남어를 배우기가 영어를 배웠을 때 보다 더 쉬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