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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쏴재 Jan 03. 2023

무자식이 상팔자일까?

내 탓 말고 남 탓

'나는 왜 자식이 없는가?' 나 스스로에게 질문해 본다.


결론은 단순하다. 미안해서다

내가 가질 수도 있는 가상의 자녀들에게 미안해지기가 싫어서다. 드라마에서도 실전으로 비슷한 장면을 겪어 봤다. 그 장면에서는 부모가 이런 대사를 한다. '이것밖에 해줄 수가 없어서 미안해..'  


욜로는 되더라도 유자식이 안 되는 이유이고, 요즘 왠지 가장 시리다고 느끼는 부분이고,

바람처럼 가벼운 마음이 아니라 공갈빵처럼 턴 빈 마음이 느껴진다.


부모님의 부모님 세대로부터 꾸준히 대물림된 생각이기도 하다. 내가 받은 부채를 다 갚지 못하고 자식에게 그대로 물려주는 심리적 빚이다. 과학과 문화는 엄청난 발전을 이루었지만 정작 내가 행복하지 못한 원인을 엿볼 수 있다.


사실 찰나의 기우일지도 모른다. 과거와 현재를 비교해 보자. 빈곤은 1세기 만에 크게 개선되었다. 극빈층의 비율이 대단히 감소했다. 새로운 세대의 새로운 세상이 오면 이런 걱정은 달라질 수 있다. 

  

조금 힘들지라도 자식들이 주는 큰 행복으로 아주 잘 살 수도 있을 텐데 마음의 짐이 무거워서, 미래가 겁나서 지금은 시작을 못한다. 

연쇄적인 하락이다. 

주머니가 가벼워서 마음이 가난해진 것이다.

하늘을 봐야 별을 딴다. 일단 산에 가서 경치도 보고 좋은 공기도 마셔야 등산할 마음이 생기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데 뉴스에서는 공포스러운 사건들이 나오고 드라마에서도 비슷한 것들을 보여준다. 이런 걸 보니 영 마음이 일어나지 않는다. 뜨거운 가족애를 다루는 콘텐츠가 요즘엔 상대적으로 적어진 것 같기도 하다. 요즘 초등학생이나 젊은이들이 꿈꾸는 직업 중에는 유튜버가 있다. 새로운 직업의 등장은 조금 신선하지만 아직 세대로운 세상은 아니다. 따듯한 가족애를 다루는 유튜브 콘텐츠를 우리는 보지 않는다.

 

어쩌면 지금 우리가 가장 먼저 지원해야 하는 것이 이런 부분일 수 있다

두려움을 없애주는 것이다. 실질적인 지원보다도 스토리를 만들어줘야 한다. 소문을 내줘야 한다.

편부모로 산다는 게 또는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이 산다는 것도 즐거운 인생이라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당장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커피를 덜 사 마시면 되는가? 허리끈 졸라 매고 쇼핑을 덜하면 되는가?


아기는 꿈이어야 한다. 세상 벼랑 끝 절망적인 상황뿐이더라도. 내 몸뚱이 하나로 이룰 수 있는 가장 큰 꿈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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