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아직 모르겠다
제로탄산 좋아하시나요?
일반적이지 않은 장내 미생물을 가진 경우에는 단맛을 내는 0kcal 합성 감미료를 분해하여 에너지원으로 사용되는 사례도 있다고 한다. 제로콜라가 더 이상 제로가 아닌 것보다 더 위험할 수도 있다. 합성감미료가 장내 미생물 환경에 악영향을 줄수도 있는 연구결과가 있기 때문이다.
-진실은 알 수 없다-
그러나 이런 사소하고도 불확실한 리스크 때문에 내가 제로탄산을 마시지 않을 이유는 없다. 건강을 위해 간헐적 단식을 하고는 있지만 뜻 뜻하 차를 마시기엔 요즘 날씨가 너무 더운 탓도 있다.
나는 주위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현상 그리고 그들의 역학관계를 전부 알주 못하고 얄팍하게 피상적으로만 현재를 본다. 그래서 탄산을 마셨고 그 날갯짓이 가져온 폭풍과도 같은 결과를 알지 못했다.
지난 연휴 어른들을 모시고 일본을 다녀오고나서부터 짜증이 낫다. 몸이 피곤하고 잠을 충분히 못 잤으니 당연한 거라 생각했고 며칠 지나면 다시 정상적으로 돌아올 것이라 예상했고 이를 바랐다.
'일찍 잠자리에 들게 되고 상쾌하게 조깅과 시작하는 하루일과가 곧 다시 시작될 것이다.'
하지만 난 깊은 잠을 자지 못했고 밤새 약간의 복통에 시달렸다. 경미한 위경련 같은 느낌이었다. 하루가 시작되면 그다지 신경 쓰이진 않았다.
내가 여자친구에게 짜증을 내고 화를 내는 빈도가 늘었다. 피곤한 게 이유라 생각되지 않았다.
'수면 시작이 줄어든 것도 아니고 살짝 잠을 설친 것뿐이다.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날 때 몸이 좀 찌뿌둥했던 것뿐이다.
필시 여자 친구의 행동과 신경에 변화가 있었을 것이다.'
-진실은 알 수 없다-
결국을 일이 터졌다.
주행 중에 차 시동이 꺼져버렸다. 뒤에서 따라오던 택시가 시끄럽게 클락션을 눌러 댔다.
짜증이 낫지만 비상등을 켜고 운전석에 앉아 손짓으로만 뒤차들을 보냈다.
택시가 한마디를 못 참고는 1차선에 차를 멈추더니 창문을 내린다.
"아니 차를 대시려면 좀 갓길에 대시지!"
여자친구가 옆에 있었지만 화가 머리까지 차오른 나는 격국 욕지거리로 받아쳤다.
"아니 차가 고장 났데 어쩌라고 ***!"
옆에 있던 여자친구가 상황을 해결하려고 택시기사에게 사과를 했다
"아 죄송해요. ~~~~~~옆으로 좀 돌아가주세요"
뒤차들에게 미안한 마음보다는 빵빵거리던 그 택시에게 화가 나 있었고 그런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여자친구는 오히려 자기가 사과까지 하니 난 더 화가 났다.
"아니 우리가 잘못한 거도 없는데 왜 사과를 해? 비상등 켰는데 저 차가 빵빵대고 창문까지 내렸잖아. 왜 사과한 거야?? 저차가 잘못했는데??"
여자친구가 결국 사과를 한다.
내속도 이미 상할 대로 상했고 쉽게 진정되지 않은 채 무거운 공기가 짓누르는 차를 타고 집까지 운전해서 돌아왔다.
평소 같으면 따듯한 차를 한잔하고 잠 자리러 가련만 술이 떙긴다.
시원한 맥주가 떙긴다.
담배도 떙긴다.
결국 제로콜라로 합의를 본다
차라리 저녁식사때 술을 마시는 게 좋은 선택이라는 것은 나중에 꺠달았다.
뒤늦게 마신 탄산은 밤새 나의 위장을 괴롭게 했고
그 결과 나는 수면의 질이 떨어졌다
짜증은 가까운 곳에서 터져 나왔다
여자친구와 폭풍처럼 싸웠다
사실은 알 수 없다. 나는 얄팍한 현재만을 볼 수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