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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쏴재 Jun 14. 2022

민감한 자녀를 위한 추천 학과

꼰대적 조언

회사의 선배분들의 자녀들이 고등학생이거니 중학생 정도 된다. 내가 부모라면 그들의 대학 전공선택에 대하여 어느 정도로 조언이 가능할지 생각해 보았다.


부모는 2가지의 비슷한 역할을 수행하게 되는데 되는데 하나는 양육이고 하나는 교육이다. 비슷한 부분이 많지만 양육은 살아가는데 좀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부분을, 교육은 좀 더 학구적인 부분을 가르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같은 교육이라도 안전교육, 예절교육은 양육이라 분류할 수 있고 수학교육, 예술교육, 영어교육은 학업적 교육이라 볼 수 있다.

나는 식탁매너, 안전, 잠자기, 놀기 등 아이들의 필수적인 부분에 관여하는 육적 교육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민감한 내가, 받지 못한 양육적인 부분을 의 자식들이 받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이가 수학이나 문학에 흥미가 있어 부모가 적절히 호기심을 자극해수 있다면 아이의 인생이 더 풍요로워지겠지만 안 해준다고 큰 문제는 없다. 그래서 학업적 교육보단 양육이 더 기본적이라고 본다. 아이가 하나의 성공과 하나의 실패에 너무 집착하지 말고 지금의 실패나 성공에서 지혜를 배울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지혜는  살아가는데 자양분이 된다. 정보를 더 많이 습득한다고 지혜로워지는 것은 아니다.


미성숙하고 어린 사회 구성원아이에게 우리 사회는 제한다. 이런 제한을 통하여 어느 정도 아이들을 보호할 수 있다. 양육은 이런 제한을 푸는 것에 대한 대비책이다. 아이를 세상에 맞닥뜨릴 준비시키는 것이다. 무한한 자유는 많은 불안과 결핍을 가져올 수 있다. 자유로운 세상에 막 나오게 되면 자존감이 낮아질 수도 있다. 나(아이)에겐 모든 자유가 있어서 원하는 목표를 이루지 못하거나 거절을 당하면 모조리 자신의 책임으로 돌리기 쉽다. 이런 생각으로 자신에게 사랑을 덜 준다. 자존감이 낮아지고 인생을 포기하 만들고, 좌절하게 만드는 상황이 올 것이다. 다양한 불안, 결핍, 우울이 동반될 수도 있는데 아이가 잘 대처해 나갈 수 있도록 준비시켜야 한다.

원하는 대학을 가지 못하거나, 원하는 직장에 취업하는 게 중요할 수 있다. 하지만 실패에서는 무엇을 배울 수 있을 텐가?

좀 더 노력할 텐가?

아니면 다른 방법을 찾아 행복할 텐가? 다른 방법을 통한 행복은 또 다른 선택적 행복을 제한하지 않는가?

어느 길로 가는 게 나의 길인가? 어느 길로 가고 싶은가?

아이가 성장할수록, 나이가 많아질수록 이런 의문에 스스로 대답할 줄 알아야 한다. 양육자 부모로서 하나하나 조정해줄 수 없다. 조정을 한다면 아이가 더 큰 실패로 더 크게 좌절할 수도 있다. 정서적으로 홀로 서는 법을 알려줘야 한다.


자식이 대학교 전공이나 중고등 교육과목을 선택할 때 아이의 선택을 따르고 싶다. 그리고 아이가 선택한 것에 현실적인 조언 정도 해주고 싶다. 예를 들어 아이가 소설가가 되고 싶어서 국어국문학과를 선택하고 싶다고 하면 나는 아래와 같 대화를 해볼 것이다.  

1. 문학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문학으로 인생을 얼마나 풍요롭게 살 수 있는지, 이런 장점에 대하여 아이가 선택한 전공에 공감하며 더 많은 장점을 찾아 보록 질문해 본다.

2. 내가 예상하는 어느 정도의 현실을 말해본다. 국어국문학과를 졸업장이 취업하는데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전공과 관련된 취업을 하더라도 하루 8시간 주 5일 매일 출근을 하는 것은 창작 업무와 매우 다른 일이다.(대학 전공선택 이전 아르바이트나 근로소득을 받는 일을 경험해보는 것이 좋). 운이 좋게 출판사에 취직하더라도 해야 하는 일은 수익창출이다. 부가 가치를 만들기 위해 여러 관계자들과 함께 생산적 업무를 할 것이다. 순수 창작과 관련된 일은 적을 것이다. 

3. 비판자의 의견도 나누어 본다. 어디에 취직을 하더라도 글을 읽고, 쓰고, 창작 활동들은 할 수 있다.  전공과 무관한 회사에 일하는 것과 여러 다양 활동이 오히려 활동에 더 큰 자양분이 될 수 있다.

어떤 삶이 더 흥미진진하겠는가? 더 행복하겠는가?

정답을 알 수 없는 질문이고 아이의 선택을 추측하기도 어렵다. 자신의 생각과 판단의 논리는 자신만이 만들어가야 한다. 선택은 대신해줄 수 없다. 아이에게 맡겨두도록 하자.

옵션을 하나를 정해서 설득하기보다는 짐작 가능한 옵션의 장단점에 대하여 의견을 나누어 봐야 한다. 그리고 항상 최상의 옵션만을 선택할 수 없다는 걸 알려줘야 한다. 변수에 대비하고 실패에도 준비되어야 한다. 우린 항상 거절을 당하고 실패하는 경험을 하며 살게 된다.  경에서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자양분인 지혜를 얻어야 한다. 크게 보면 거절과 실패의 차이는 없으며 인생의 경험만이 있을 뿐이다.


전공으로 순수 학문 추천한다. 좋은 학교에서 좋은 교수와 동기들과 함께 많은 탐구와 연구를 하면 좋겠다 바람에서다.

어느 학과를 나와도 은행에 취업할 수 있다. 대기업에 취업할 수도 있다. 어느 회사라도 첫 취업을 하고 나서는 이직할 확률매우 높다. 심지어 몇 년 후 완전 다른 직종을 선택하는 경우도 많다. 전공을 선택할 때 향후 직무에 대한 고민은 필요하지만 취직할 회사에 대한 고려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회사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고 돈을 버는 단체이다. 큰 틀에서는 다 비슷비슷하다. 삼성이나 구글이나 테슬라나 은행이나 다 비슷하다. 그래도 내가 어떤 부품으로, 어떤 역할을 하는지 보면 조금은 다를 수 있다. 공장에서 제품을 만드는 생산라인에서 근무할 수도 있고 마케팅이나, 디자인을 할 수도 있다. 그래도 난 순수학문을 전공하는 것을 추천한다.

일하는데 필요한 필수적인 교육은 회사에서 다 제공해줄 수 있다. 경제학과를 나온 신입사원이나 물리학과를 나온 신입사원의 업무 결과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걸 회사 경영진도 이미 알고 있다. 은행가 출신들만 모인 재무팀보다 여러 전공 출신의 인재로 모인 재무팀의 업무 결과가 더 좋을 수도 있다. 사실 회사의 생산력은 개인 하나하나의 능력으로 어찌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기획하여 단체로 움직여야 유의미한 결과가 나온다. 개개인의 전공은 중요하지 않다.


직장을 다니며 직무와 관련된 교육과 경험은 정말 오랫동안 할 수 있다. 하지만 4년 동안 특정 학문에 대한 탐구나 연구할 기회는 대학 이후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거의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다. 운이 좋아 또는 강한 의지로 석사 나 박사과정을  수할 수도 있다. 그래도 상대적으로 쉬운 학사 과정을 선택할 때 공부해 보고 싶은 순수 학문을 선택하시라 말하고 싶다.

우리가 언제 천체물리학을 배우며 우주의 신비를 탐구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겠는가?

우리가 언제 또 철학과 역사, 문화 그  위대함을 연구해볼 수 있겠는가?


사실 학문은 경계는 딱히 없지만 일단 대학교에서는 그렇게 정해놓았다. 근 현대 이전엔 과학, 철학, 예술, 그리고 의술 까지도 길고 방대한 하나의 학문이었다. 이 학문을 배운 사람이 철학, 건축가, 의사, 예술가의 역할을 모두 하였다.  학문의 양 끝단은 분명 성격이 다르지만 그 경계를 무 자르듯이 분리할 순 없다. 그리고 우리는 이런 학과나 카테고리를 특정하여 교육받고 싶어 하지도 않는다. 수학도 배우고 싶기도 하고 과학, 예술도 배우고 싶은 게 일반적이다. 나는 '문과 체질이야' '이과 체질이야' 하는 것도 사실 만들어진 교과과정인 이과, 문과 선택과목을 따라 교육받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이다. 세상에 그런 체질은 없다. 요즘 유행하는 MBTI를 예로 들어 **FP가 더 문과 체질이야 하는 것만큼 신빙성이 떨어진다. 개인의 역사와 기질이 혼합되어 나올 수밖에 없고 하나라고 말하기 매우 복잡 걸 성격이란 걸 MBTI 하나로 퉁쳐서 문과 체질이야 이과 체질이야 말하기는 어렵다. 학과가 이미 나누어져 있으니 우리는 선택하여 진학할 뿐이다.


배우고자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한 가지 이유로 우리는 알 수 없는 것에 불안과 호기심을 느낀다. 미지의 불안함을 없어버리려는 바람이다. 호기심은 불안과 함께 온다. 무섭지만 시도해보게끔 만든다. 알아내면 좋을 것 같다는 호기심은 미지의 불안을 없애려고 하는 목적과 비슷하다. 순수학문을 수학한다면 이런 욕망을 좀 더 잘 채워줄 것이다. 우리의 무지와 불안은 습득하는 정보의 양을 늘린다고 해결할 수 없다. 지혜를 획득해야 한다.


직업교육은 특정 정보와 기술이다. 우리가 직업을 바꾸면 필요 없게 되는 것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 장인이 되는 방법과는 다르게 인터넷이나 책에 다 있을 만한 정보 습득하는 교육이다. 4년간 돈 주고 배우기가 좀 아깝다. 배움의 욕망이란 점을 고려했을 때 특정 직업과 관련된 학과는 적합하지 않다.

순수 학문 우리에게 사고하기를 요구한다. 나 스스로가 생각하는 자신 정의를 요구한다. 유튜브나 책에서 배우는 정보 말고 자전거나 수영을 배우는 것처럼 체득하기를 요구한다.

이런 요구에 살아가는 도움이 되는 지혜들이 담겨있다. 학과카테고리는 크게 중요하지 않는 것 같다. 직업과 관련된 학과도 충분히 배움의 욕망을 채워줄 수도 있다. 그러나 해당 학과 커리큘럼에 따라서, 취업난에 따라서 양육적인 교육을 받기가 힘들어 보인다. 그래서 순수학문을 추천한다. 스스로를 양육하는 길이다.


자본주의에 대해서도 짧게 생각해보자. 우리가 먹고사는 생존 시스템이다.  

최저임금이 보장되어 먹고 살만 하면 무엇을 할 것인가? 돈을 더 벌 것인가? 그냥 늙어갈 것인가?

목적만큼 가는 길이 중요하더라도 가는 길이 어딘지는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  

자본주의나 돈이나 모두 수단일 뿐이다. 목적이 더 필수적이다. 돈 벌기 위해서 또는 취업하기 위해 특정학과를 선택하는 건 별로다. 이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게 만든 우리 사회가 좀 더 희망적으로 바뀐다면 좋겠다.


어렵게 가는 길에서도 배울 수 있다. 하지만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너무 어려운 시련을 만나 행복하지 못하고 다른 수단에 빠져버리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 내 욕심이고 객관적이지 않는 나의 생각이지만, 우리 모두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교육은 그만큼 사회 구성원들이게 중요한 문제이고 우리 모두의 미래를 바꿀 수도 있다. 인생의 목적을 찾는데 순수학문을 배워야만 하는 게 아니지만 취업을 목적으로 의대나 법대 또는 공대 등을 선택하는 건 이른 나이에 너무 리스크가 큰 선택이다.


헛똑똑이가 될 수도 있다. 그게 나였다.


꼰대들이나 할 조언을 아주 길해한 것 같아  기분이 별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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