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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쏴재 Jun 13. 2022

벚꽃이 팔할을 했다

너와 나를 이어준 것은 벚꽃이다


벚꽃이 팔할을 했다


완연한 봄의 밤. 따뜻한 열기가 느껴지던 까만 밤.


흐드러지게 피던 벚꽃은 내 마음과 같았다.


옥수수 알들이 전자레인지의 온도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파바박 튀어 버리는 것처럼


내 마음도 따스한 봄 에너지에 저항하다 결국 탁 하고 피어버렸다.


몽글몽글한 솜사탕처럼 팝콘처럼 하얗게 피어버렸다


봄바람에 날리는 건 벚꽃 인지 내 마음인지 알 수 없었다.


술은 마시지 않았는데 취해있었고


벚꽃은 향기가 없는데 나에게 네가 묻어었다


이제 가녀린 꽃잎을 밀어내고 무성히 자랄 녹색잎을 기대하게 된다


뜨거운 여름 햇살을 받고 녹음으로 무럭무럭 자랄 너


장대비 속에서도 물놀이를 하며 싱그럽게 노래를 할 너


잎이 다 떨어지고 다시 앙상한 가지만 남았을 때도 너를 상상한다


펑펑 내리는 함박눈을 보고 흐드러지게 필 하얀 벚꽃을 기다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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