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온전히
품을 수 없던 마음이 있었다.
욕망과 책임, 불안과 초조함이 뒤엉켜 있던 도시는 숨 쉴 공간을 허락하지 않았다.
희미한 가로등으로 겨우 밝히는 골목길, 도착하지 못하는 목적지는 미로처럼 점점 더 깊어만 갔다.
반복적으로 덜컹거려야 하는 지하철은 감정에 기포를 흔들었다.
그 압력은 점점 강해져 언제 터져도 이상하지 않으리 만치 땡땡히 부어올랐다.
회색 소음에 묻혀버린 작은 것들의 속삭임.
잊혀진 작은 기쁨, 무심한 계절의 변화들, 눈길을 받지 못하는 거리의 꽃들.
햇살마저 차가운 유리들이 튕겨 내었다.
더 가지고 싶은 마음과 현실,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
욕망의 저울질은 스스로를 피로하게 만들었다.
타인의 시선, 사회의 기대, 스스로의 욕망,
어깨는 구부러지고 마음의 눌려만 갔다.
보석처럼 빛나는 야경은 결코 어두운 하늘에 별이 되지 못했다.
화려하게 빛날수록 그림자는 더욱 짙게 드리웠다
어깨를 부딪히는 사람들 사이에서 외로움이 얼마나 멀리 떨어져 갇혀 있는지가 느껴졌다.
칠흑 같은 공간에 푸른 점이 생겼다.
용암이 뜨겁게 빚어낸 현무암의 시간은 달랐다.
하얀 파도가 부서지는 소리는 섬의 숨이 들고 나는 것 같았다
구름이 앉은 듯 내리는 함박눈에 온몸을 안길 수 있었다.
부서져라 불어오는 바람을 타고 내리는 싸릿눈이 마음의 껍데기에 구멍을 송송 냈다.
새로운 아침의 붉은 일출은 속을 녹여냈다.
마음의 저울은 하늘과 바다가 맞닿은 선처럼 평온했다.
어린아이처럼 자유롭게 웃을 수 있었다.
이제 온전히 사랑만 할 수 있을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