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쏴재 Jul 06. 2022

아이슬란드(1)

아이슬란드. 2016년


꽃보다 청춘이라는 티브이 여행 프로그램을 통해서 알게 된 곳이다. 그전에도 세계지리를 배우며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드넓은 망망대해 대서양에 홀로 위치하고 있으며 이름에 ice 가 들어간 멋있는 국가명을 가졌다. 이름과 달리 Green란드는 춥고 녹지가 적으며  Ice란드는 화산활동에 의한 지열로 덜 추운 기후를 가진다는 것 까지는 알고 있었다.


나 보다는 같이 가기로 한 친구가  아이슬란드의 매력에 먼저 매료되었다. 

'꼭 가야 해'

'오로라를 보고 싶어'

평소 동남아와 같은 열대 휴양지를 더 좋아하는 탓에 대학교 때 다녀온 런던, 파리를 제외하고는 유럽 여행의 경험이 전무했다. 건축을 전공한 탓인지 책에서 보던 고전 양식의 유럽 건축물들을 보러 다니는 것보다는 자연을 보는 것을 좋아했다. 그래서 아이슬란드를 2주 여행하고 돌아오는 길에 그란 카나리아섬(스페인령)을 찍고 오기로 했다. 


설날 연휴와 연차까지 이용해서 최대한 길게 여행을 계획했다. 오로라를 보기에는 1월 말 2월이 적절했다. 아이슬란드니깐 겨울에 가야 제 맛이라고 생각했다.

인천을 출발 프랑크프루트를 경유하고 수도 레이캬비크(Reykjavik)에 도착했다. 나는 이런 장시간 비행도 너무 힘들고 시차도 힘들다. 다행히 겨울이라 밤이 길다. 이렇게 위도가 높은 북유럽 국가들은 여름에 백야가 있다. 말 그대로 하얀 밤, 해가 지지 않는 밤이 있다. 이럴 때는 더욱더 시차 극복하기가 힘들다.

 

이곳을 여행하기 위해서는 차가 꼭 필요하다. 전반적으로 여행 물가가 비싼 편이지만 그나마 렌터카는 한국이랑 비슷했다. 많은 거리를 이동하기에 연비 좋은 렌터카를 이용하는 게 이득이다. 그리고 유럽에서는 오토기어가 있는 차량이 생각보다 적어서 미리 예약하는 게 좋다. 나중에 급할 때면 가격이나 연비를 고려할 선택지가 많이 줄어든다. 

숙박을 게스트하우스나 에어비엔비가 대중적인데 가격이 비슷하다. 게하도 인당 5만원이고 에어비엔비도 10만원 수준이다. 2명 이상이면 같은가격,  에어비엔비는 안락함과 주방의 편리함을 누릴 수 있고 게하에 가면 다른 여행자들과 만나 재밌는 대화를 하기에 좋으니 둘 다 괜찮은 선택지이다.


수도인 레이캬비크가 그나마 가장 화려한 편에 속하고 다른 도시들은 한적한 마을에 가깝다. 면적은 한반도의 절반, 남한과 비슷한데 인구는 34만 명 그중에서도 20만은 수도권에 거주한다. 인구밀도가 엄청 낮다. 그래도 생각보다 상당히 검소하다?, 또는 초라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장엄한 대자연 때문에 더 크게 비교되어 보일 수도 있지만 이유가 있다. 사건이 있었다 

주요 산업이 관광업과 수산업이다. 그리고 금융업이 상당히 뒤 쳐 저 있었다. 2000년대 초 국영 은행들이 민영화되었고 해외자본이 밀려들어왔다. 2008년에 3개의 주요 은행은행의 자산은 국가 경제 규모보다 11배 더 크게 팽창했고 주가 총액은 7년 사이 8배가 증가한다. 그리고 2008년 불과 3일 만에 이 모든 것이 붕괴되고 IMF 구제금융을 받게 된다. 주식시장은 97%가 증발하고 현지통화 크로나의 가치는 절반으로 하락했다. 경제뿐만 아니라 정부까지 무너질 위기였고 총리는 구속되었다. 그 여파를 8년이 지나서도 느낄 수 있었다.

생필 물가(유류, 식재료)는 비싸다고 체감 못했지만 여행  물가는 상당히 비싸게 느껴졌다. 

식당에서 한 끼를 해결하려면 4만 원 이상 메뉴가 대부분이고 가장 저렴한 주유소 핫도그도 4천5000원이다. 2주간 그 핫도그를 가장 많이 먹었다. 크기 또한 매우 작은데 3개를 먹어도 배가 차지 않는다. 

아침을 숙소에서 먹고 저녁도 숙소에서 요리해 먹으면서 다음날 점심까지 준비하는 방법밖에 없다. 

라면이나 햇반을 적게 준비해 간 게 너무 아쉬웠다. 저녁에 고기 구워 먹는 것도 한두 번이지 쉽게 질리고 밥은 지어먹는 것도 엄청 귀찮은 일이다.


아이슬란드 전체를 이어주는 링로드를 타고 반시계 방향으로 돌기 시작했다. 



 


작가의 이전글 명상 (3)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