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범은 사범에 맞는 행동을 해야 합니다.

혼자 잘될 필요는 없습니다.

by 시혼

모든 운동이라는 게 다 비슷하겠지만 잘 되어 간다는 느낌이 들 때는 그 기분에 심취해 열심히 운동을 나오게 됩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실력이 더 상승하지 않는 순간을 맞이하게 될 때는 운동에 대해 재미를 잃어버리게 됩니다. 사람들은 이 경험을 슬럼프라고 부릅니다. 이 슬럼프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방법을 취하게 됩니다. 운동을 해야 하는 새로운 목적을 나에게 부여하기도 하고, 내가 성취하게 만들 새로운 목표를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또는 함께 운동하는 사람들과의 유대감을 떠올리며 그 경험을 내가 다시 하고 싶어 함을 떠올리게 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오늘은 그 여러 방법 중, 제 생각의 근간이 되고 기준이 되어주었던 방식을 중심으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제가 슬럼프를 겪었을 때는 정말 억지로 운동을 나간다는 생각이 컸습니다. 크게 재미도 없었고 나는 더 높은 단을 따내고 싶은 목표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저 살을 빼고 근육을 키워놔야 일할 때 힘들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반강제로 운동을 하고 있었을 뿐, 검도 자체에 목적을 갖고 있지는 않았습니다.


저의 그 생각을 바꿔주신 분은 관장님이셨습니다. 관장님은 저에게 목표를 자꾸 부여해 주셨습니다. 그분의 적극적인 제안이 아니었으면 단을 꼭 따야겠다는 생각은 절대 하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그렇게 목표를 부여받고 좋은 결과를 얻어내자 성취감이 느껴졌고 더 높은 결과를 얻기 위해 알아야 하는 세부적인 사항들을 점점 알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목표들을 얻어가면서 사라지게 되었고 남들과의 비교가 아닌 저 자신만의 실력 향상에 집중을 하게 되자 슬럼프라는 단어는 나의 것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생각을 바꾸게 된 이유는 바로 나를 가르치고 계시는 관장님의 조언 덕분이었습니다. 아직 더 가야 할 많은 길과 세세한 마음 씀씀이덕에 그리고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부분을 잘 어루만져주신 덕에 혼자서는 헤쳐나가기 힘든 슬럼프라는 늪을 빠져나올 수 있게 되었습니다.

members-of-the-okinawa-police-department-give-a-kendo-c030f4-1024.jpg 출처 : Google 검색 이미지


내가 무언가 새로운 것을 겪거나 배워야 할 때, 사람들은 그 분야의 전문가에게 가르침을 받습니다. 혼자서도 할 수 있겠지만 보다 빠른 습득을 하기 위해, 그리고 더 정확한 동작이나 행동을 하기 위해 그 분야의 전문가에게 조언을 받고 실력을 검증받으며 자신의 능력을 더 키워냅니다. 검도에서는 그런 사람들을 사범이라고 칭합니다. 타인에게 전문적인 지식을 알려줄 수 있는, 그리고 특정한 등급이상의 사람들, 그리고 그 칭호를 획득한 사람들을 일컫습니다.


사범이라는 칭호는 단순히 능력이 검증되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주는 것이 아닙니다.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야 하는 의무가 있기 때문에 그렇게 불리는 것입니다. 자신보다 능력이 부족한 사람에게 자신의 대단함을 뽐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사람들을 이끌어주어야 하고 잘못된 부분을 올바르게 알려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아무리 잘하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남에게 잘 알려주지 못한다면 그 사람은 그 위치에 걸맞은 칭호를 가져서는 안 됩니다. 올바른 검도를 행할 수 있으면서 타인에게 올바른 검도의 길을 가게끔 알려주는 것이 참된 검도인의 자세라고 하는 것처럼 나 혼자만이 아닌 함께 갈 수 있는 길을 만들 수 있어야 칭호에 걸맞은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단지 검도라는 상황에 한해서만 이 일이 적용되지는 않습니다. 우리가 겪고 있는 모든 일이 다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일을 할 때는 그 일에 대한 경력자가 있듯이 경력자들은 초심자에게 그 일을 잘할 수 있는 방법을 잘 알려주고 이끌어야만 합니다.


혹자는 경쟁 사회이기 때문에 타인을 알려주면 자신에게 불이익이 생길 수 있다고 말을 합니다. 하지만 사범으로서 다른 사람들에게 검도를 알려주면서 느낀 점은 내가 아는 것을 다른 이에게 설명할 수 있을 때, 그 지식이 완벽한 나의 지식이 될 수 있음이었습니다. 그리고 상대방의 성장을 통해 내가 더 성장해야겠다는 동기도 또 다른 장점 중 하나였습니다. 아마 이 장점을 알면서도 타인에게 알려주지 않는다면 십중팔구 그 사람은 성장하기를 거부하는 사람임이 분명할 것입니다. 저는 사람이 남들보다 무언가를 잘 알거나 잘하는 이유는 그 잘 아는 것을 사람들에게 전달하며 더 키워내는 것이 목표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사범이라는 칭호를 받으면서 저는 그 칭호에 걸맞은 사람이 되게끔 노력하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보다 더 올바른 동작을 취하려 하고 아직 동작이 익숙하지 않은 분들께 그분들에게 걸맞은 조언을 드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제가 관장님에게 받은 만큼 다른 사람들에게 행해야 한다는 생각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생각의 기초 형태를 제 삶의 모든 것에 적용하려 하고 있습니다. 어른이라는 위치에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모름지기 아이들에게 모범이 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하고 회사에서는 시니어라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잘 알려줘야 하며 사람들을 이끌어야 한다고요. 그렇게 해봤자 자신에게는 아무런 이익이 돌아오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우리는 그만큼 받으며 자라온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내가 받은 것을 새로이 받아야 할 사람들에게 행하는 것뿐입니다. 그리고 그 받음은 언젠가 우리의 아이에게도 전달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게 세상을 먼저 지내면서 생활하는 사범들이 행해야 하는 태도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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