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의 지적을 들을 용기

두려움에 직면합시다.

by 시혼

검도를 하면서 많이 달라지긴 했지만 저는 조언을 듣는 걸 두려워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조언을 듣는다는 의미는 부족하다는 의미로 해석되었고 그만큼 내가 많이 뒤처지고 있다는 뉘앙스를 전해주었기 때문입니다. 당시의 저는 제가 부족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아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런 조언들을 들을 때는 부정했고 이미 내가 다 알고 있는 것이라며 조언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듣지 않았습니다. 나는 다 알고 있는 사람이고 단지 지적당했던 시점은 내 몸이 좋지 않거나 다른 외부적인 요인에 의해 잠시 그런 모습을 보였을 뿐이라며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마음 가짐이 변하게 된 것은 승단심사를 떨어지면서였습니다. 1회는 그럴 수도 있어,라고 생각했지만 2회째 떨어졌을 때는 충격이 컸습니다. 나는 다른 사람들보다 더 나은 사람이야라는 생각이었는데 결과는 그게 아님을 말해주었습니다. 내 결과가 내게 말해주듯, 나는 함께 더 위로 올라가기에는 부족한 실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4510906873_e4ba3b5d2f_b.jpg 출처 : Google

그래서 사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연습을 시작했습니다. 처음 전해받는 조언들은 꽤나 힘들었습니다. 다른 분들께서 편하게 건네주시는 조언일지라도 아직 제 마음속에서는 저에 대한 비난이 사라진 형태가 아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인정보다는 부정이 저를 더 괴롭혔지만 받아들이고 조언을 통해 발전하는 모습을 겪으면서 그 과정이 긍정적임을 인식하려 했습니다.


물론 그 과정이 바로 한 번에 매끄럽게 흘러가지는 않았습니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만들어진 마음인지라 이 마음을 한 번에 변화시키는 일은 너무 어려웠습니다. 마치 몸의 근육을 계속 키워야 그 현상을 유지시킬 수 있듯이 마음의 변화도 계속 받아들이는 연습을 해야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그 변화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생각을 잠시 멈추게 되면 부정적인 마음이 다시 찾아왔기 때문입니다. 이미 나를 잘 알고 있는 분들과의 조언이 익숙해질 무렵에 저와 처음 대련하시는 분들의 조언이 들려올 때는 마음속의 부정이 그분의 의도를 편하게 받아들이려 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럴 때일수록 마음을 열고 받아들이는 연습을 더 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들이 저를 바꾸게 해서인지 결국 3회째 4단 승단심사는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학습을 하거나 수행을 할 때, 공통적으로 제일 조심해야 할 자세는 자신이 갖고 있는 지식이나 능력이 충분하기 때문에 더 노력하지 않아도 되고 다른 사람들의 조언을 듣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입니다. 어느 정도 경지에 올라 있는 사람들을 보면 알 수 있지만 사람은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해야 그 부족한 부분을 인지하고 채워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항상 사람들은 자신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가지며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사람들은 부족함을 인지하기 때문에 자만하지 않고 성급하지 않습니다. 꼼꼼하게 자신이 행한 것을 검토하며 혹시라도 잘못된 점이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다방면의 시각으로 자신을 바라봅니다. 그리고 그런 자신의 행동이 주변의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주변 사람의 말을 경청하고 이행하며 시너지를 낼 수 있기 때문에 좋은 경험을 전파할 수 있어서입니다.




다른 사람의 지적은 여러 가지의 형태로 나에게 영향을 끼칩니다. 그리고 이 지적을 어떻게 해석하고 받아들이냐에 따라 나는 바뀌어질 수도 있고 바뀌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 지적을 받아들일 용기를 가지고 있느냐가 아닐까 합니다. 언제라도 내가 나의 약함을 마주할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느냐와 같은 말이라고 저는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내가 나의 모습을 깨고 나아가고 싶다면 저는 그 두려움을 마주하고 바라보며 이겨낼 수 있어야 한다고 말씀드리겠습니다.


물론 그 과정은 쉽지 않습니다. 마음의 저항도 강하고 고통스러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 하나만은 확실합니다. 그 과정 이후에 나에게 찾아오는 결과는 나를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그것도 내가 원하는 형태의 내가 되도록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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