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서의 갈등을 중재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
아주 어렸을 때 지금은 이유도 생각안나지만 동생과 싸워 서로 말을 하지 않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서로에게 삐져서 말을 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이야기를 하게 되었는지를 떠올려보니 늘 그 자리에는 어머니가 계셨습니다. 서로 말 안 듣는 두 아이를 불러 세우고 서로에게 미안하다고 얘기하라는 어머니의 말에 어쩔 수 없이 입을 열었지만 그 말을 하고 나니 내 마음속의 숨겨놨던 속마음이 끄집어져 올라왔었습니다. 미안하다고 말하면서 엉엉 울었고 동생도 따라 울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어머니는 그런 저희에게 어차피 이럴 거 왜 그랬니라고 하셨었죠.
이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아주 같은 상황은 아니지만 내 주변에서 직면하는 여러 상황들이 다 이런 상황들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사이가 나쁜 부서들이 꼭 있습니다. 각 부서들의 이유는 대개 비슷합니다. 서로를 배려하지 못한다, 말을 귀담아듣지 못한다, 잘 모르면서 말을 함부로 한다 등, 대부분이 나를 존중하지 않은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오해에서 비롯된 갈등 상황이었습니다.
그리고 조직 책임자는 이런 일들이 생겼을 때, 서로 간의 소통의 부재가 문제임을 알고 있습니다. 서로를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차이나는 입장을 이해하지 못한다라고요. 그래서 그 간극을 좁히기 위해 대화를 하라고 요구합니다. 대화를 하세요라고 말만 해놓는다면 사람들은 적극적으로 행동을 보이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서로 논의할 수 있는 별도의 시간을 잡으면서까지 서로의 소통을 더 원활히 하라고 하기도 합니다.
일반적인 형태라면 사람들은 자신들이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 안에서 자신의 입장을 피력하기도 하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으며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며 신뢰를 얻게 될 거라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중재하는 제3자가 있기 때문에 감정적인 행동이 아닌 이성적인 형태로 서로에게 접근하게 될 것이라고도 생각하고요.
그런데 문제가 있습니다. 서로 이야기하지 않는 사람들을 한 자리에 모아놓고 편히 이야기하라고 말을 해도 사람들은 솔직한 자신의 말을 쉽게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내가 한 마디를 꺼내놓는 것 자체가 상대방에게 약점을 보일 수 있는 위험이 있다고 생각하고 방어적인 태도를 일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 상대방의 잘잘못을 끄집어내며 공격적인 태도를 취하기도 합니다. 어떻게 다가가는 게 좋을까요?
저는 남매의 싸움을 중재시켰던 어머니의 모습을 떠올려 봤습니다. 어머니는 서로에게 미안하다고 말을 해라고만 하지 않으셨습니다. 상대방의 속마음은 이랬을 것이다라고 하면서 내가 이해하지 못했던 마음을 끄집어내게 해 주셨고 표현하기 어려웠던 내 마음을 대신 전달해 주셨습니다. 그래서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동생은 저의 마음을 빠르게 이해할 수 있었고 진심을 접할 수 있던 것입니다.
이를 직장의 상황으로 대입한다면 문제를 빠르게 해결하기 위해서는 각 부서의 입장과 현재를 잘 알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서로의 상황을 잘 알고 각자의 마음을 대신 전달할 수 있는 중재자가 있었기에 갈등이 풀리기까지의 시간이 더 짧게 걸렸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중재자가 서로의 입장과 현재를 잘 알고 이를 대변하며 대화를 도와야 각자는 자신에게 공감대가 형성된 상황을 긍정적으로 판단하고 의견을 낼 수 있게 된다고 봅니다.
부서의 입장과 현재를 잘 알기 위해서는 이를 중재하고자 하는 프로젝트 관리자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유관 부서의 입장을 잘 알기 위해서는 내가 그 부서의 상황이 되어보는 방법이 제일 빠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각자가 일을 할 때,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나 그 일을 하기 위해 어떤 것들을 고려해야 하는지를 인지해야 합니다. 서로는 서로의 일을 하는 것이 아니냐며 반문할 수 있지만 상대방의 입장을 포용하고 싶다면 내가 그 사람이 되어보는 방법이 제일 쉬운 방법입니다.
그리고 늘 고민하고 생각해야 합니다. 서로 발생되는 문제는 어떤 것이 원인인지에 대해서 확인하고 이 부분을 해결하려면 어떤 방법이 제일 최선인지 등에 대해서 말입니다. 모든 문제는 그 원인이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고 그 원인 때문에 갈등이 생성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정확한 이해와 이를 해결하는 방법을 제안하여 모두에게 공감을 얻어낼 수 있다면 서로에게 발생했던 갈등 상황은 금세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모든 갈등은 풀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서로가 서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마음을 열기 위한 노력이 충분하지 못해서 일뿐, 이를 충족시키기만 한다면 갈등은 해소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서로의 마음을 열어줄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게 각자를 이해하고 상대방의 상황에서 더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 돼 보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