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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혼 Oct 16. 2024

불편한 것을 말해도 불편하지 않는 사람이 되는 방법

나만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일하다 제일 어려운 일이 뭐가 있냐고 묻는다면 사람과 함께 일할 때의 문제를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그런 상황 중에 아무래도 제일 난처한 상황은 역시 상대방이 들었을 때, 불편할 것이라고 여겨지는 이야기를 해야만 할 때가 아닐까 합니다. 여기서의 불편한 이야기는 상대방을 폄하하는 종류의 이야기가 아닌 상대방이 이야기를 어떤 마음가짐으로 받아들이느냐에 따라서 다르게 인식할 있는 종류의 이야기를 말합니다.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지, 작업은 이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렇게 하는 것은 어떤지, 지금 하는 작업들의 예상 완료 일정들이 언제인지, 작업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는데 수정해야 한다고 말을 해야 한다던지. 각각의 사례들은 개방적인 사람은 의견을 쉽게 받아들이고 조정해 나가기 위해 논의를 진행하지만 우리는 자신의 감정에 많이 움직여질 있는 사람이랑 같이 일을 하기 때문에 나의 의도는 생각대로 전해지지 않는 경우들이 발생합니다. 


 상대방이 나의 의도를 오해하고 자신을 재촉한다(속칭: 쪼아댄다.) 거나 공격한다 등의 태도로 받아들이게 되면 일은 잘 진행되지 않습니다. 종종 어떤 프로젝트 관리자 분들은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은 자신의 권리라고 생각하고 강경하게 의사를 전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일을 하기 위해 잘못된 절차는 아니지만 저는 이런 행동들을 선호하지는 않습니다. 강하게 진행을 요하는 경우는 바로 지금의 일은 진행될 수 있겠지만 상대방에게 신뢰를 주기가 어렵습니다. 상호합의가 아닌 일방적인 요구에 의해서 나타난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내가 요구한 이후의 행동들에 대해서는 그 움직임이 더 조심스러워질 테고 상대방은 나를 신뢰하지 못해 필요한 정보 등을 제공하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어떤 방식으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좋을까요?

불편한 말하기도 필요할 때는 해야 하는 법입니다. 

 이 방식에 대해서는 과거의 저 자신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저는 개발자로 10년 이상을 지내본 적이 있었기에 어떻게 하면 방어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지를 매우 잘 알고 있습니다. 제가 주변에서 본 것 이외에도 제가 그런 행동들을 했던 사례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모두 함께 하나의 일을 만들어 가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일에 대해 서로 도울 것이라 기대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 제가 타 부서에 요청이 필요한 경우가 있었는데 제 이상적인 생각대로 일이 흘러가지 않음을 겪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일이 더 늘어나기 때문에 도와줄 수 없다고 말을 했었습니다. 그래서 그때부터 저도 내 일을 늘이지 않기 위해 방어적으로 행동해야 한다고 이해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 나와 사람들이 그렇게 행동했는지를 살펴보니 몇 가지 특징이 있었습니다. 


 문제 되는 상황 대부분은 자신이 필요한 것만 빠르게 얻고자 하는 경우가 컸습니다. 가령, 이런 형태로 개발이 필요한데 언제까지 될 수 있나요? 와 같이 서로가 많은 대화를 나누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한 번에 자신이 원하는 것을 다 얻어내고자 하는 경우들이었습니다. 저는 이런 경우들은 소통이 아닌 일방적인 의사 전달이라고 생각합니다. 충분한 공감과 신뢰를 얻기까지의 과정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상대방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형태로 이야기를 전달할 때입니다. 제가 늘 말하는 중요한 부분 중 하나는 우리는 사람과 일을 한다는 점입니다. 사람은 기계와 다르게 감정이 있고 그 감정에 의해 에너지가 좌우됩니다. 상대방이 나를 이해하고 있다, 공감하고 있다 등의 느낌은 관계에 대해 시너지를 주게 됩니다. 실제로 저도 저의 일을 이해해 주시면서 개발 요건을 전달하는 분께 매우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며 논의를 진행했던 적이 있었던 것처럼 사람은 어쩔 수 없이 자신을 이해하는 사람에게 더 개방적인 마음을 갖게 됩니다. 

 또, 서로가 이해한 사실에 기반한 말하기가 되지 않을 때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사실(Fact)'이라는 부분만이 아닌 '서로가 이해한 사실'이라는 부분입니다. 한쪽만 알고 있는 형태의 기반으로 말을 하게 되면 다른 한쪽은 정보 불충분으로 인해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없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둘의 관계에서 충분하지 못한 상태에 있다고 판단하며 방어적인 자세를 취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둘이 알고 있는 사실을 기반으로 대화를 진행해야 하고 결론을 낼 때도 서로가 이해한 형태로 결론을 정리해야 합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과거의 저는 대화에 참 소질이 없던 사람이었습니다. 저는 제가 바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다른 사람들의 업무를 이해하지 못했고 제가 아는 위주로만 이야기했으며 저의 시간만 챙겼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때의 못함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기 때문에 지금 더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끔은 과거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싶은 충동이 있지만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더 다듬어가고자 합니다. 


 불편한 것을 이야기해도 불편하지 않는 사람이 되는 것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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