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

후폭풍

by 천성득

한 차례의 폭풍같은 감정놀음이 지나가고 있다.


일을 그만 둘까. 씨발. 아닌가? 여기서 해야하나? 여기서 할 수 있는 걸 찾아야 하는 거 아닌가? 아니 내가 왜 여기서 이러고 있지? 역시, 그만둬야하나? 헤헤 열심히 하겠습니다. 잘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배우고 싶습니다. 씨발 아무것도 하기 싫다. 다 배우고 싶다.


이런 감정 널뛰기를 하고 나면 맥이 빠진다. 피폐한 마음에서 빠져나오고 싶어 한 번 빠지면 헤어나올 수 없어 지운 마약같은 인스타그램도 다시 깔다. 슬쩍 남들이 사는 세상을 기웃거린다. '아, 나도 저렇게 살고 싶은데..' 이 생각이 들자 번쩍 정신이 들어 벌써 100번이 넘게 지운 인스타그램을 또 지운다. 이따 보자.


템플스테이를 갔다오면 감정의 요동이 좀 고요해질까 싶었지만, 아직은 그대로 인 거 같다. 도대체가 얼마나 더 잘될라고 이렇게 방황을 하고 있을까. 이 방황은 언제 끝나고, 끝에는 뭐가 있을까?

그 기대가 오늘은 좀 버겁다. 이런 무게를 10년을 넘게 버틴 사람들이 대단한거겠지, 그러니까 그렇게 빛나는 거겠지. 나도 나중에 빛날까? 숯검댕이 붙여가며 지켜왔던 마음 속 작은 불꽃이 오늘따라 가엽다.


정승제님이 말하더라 '꿈은 큰데, 실천을 하지 않는 사람이 제일 불행하다' 그럼 난데? 내가 그런거 같은데? 근데 나 뭐라도 열심히 발버둥 치고 있지 않나? 뭐지? 뭔가 열심히는 하는데 왜 불행하다고 생각이 들지? 내가 불행한게 맞나? 오늘도 답이 없는 질문을 스스로 물으며 스스로를 괴롭힌다.


내가 원하는게 뭘까? 내가 진짜 원하는 게 뭘까? 가족과 싸우니, 다 때려치우고, 호주로 가서 여자친구와 지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든다. 근데 내가 여자친구마저 없었다면 어떤 생각을 했을까? 내가 가장 빛날 수 있는 곳으로 가지 않을까? 그곳은 어디지? 도대체 뭘 어떻게 왜 해야하지? 너무 생각이 많다. 그 생각을 줄이고 정리하기 위해 '명상' '운동' '글쓰기'를 한다. 얼마나 나아진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힘든 시기도 계속 쭉 이어지지 않고, 좋은 시기도 또 계속 머물지 않는다. 지금 해야 할 일을 한다. 내 스스로 세운 약속을 지킨다. 감사할 줄 알고, 오늘 뭘 잘했고, 뭘 못했고 그럼 내일은 어떻게 그 못한 부분을 잘 할 수 있는 지 생각해본다. 내가 생각한 이상적인 모습을 그린다. 근데 그게 생각보다 괴리감을 줘 때때론 힘들게 한다.


저녁 단식을 하고 싶은데, 밥이나 먹고 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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