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은 너무 부러웠어요

‘질투는 나의 힘’이라고 말하지 못했다.

by Cyrano

나는 질투가 많다. 그러나 지금껏 단 한 순간도 ‘질투는 나의 힘’이라고 말하지 못했다. 질투가 내게 힘이 되어준 적이 없으니까. 내게 질투는 평생의 고통이었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나는 어디서든 우수한 사람이고 싶었다. 인정 욕구가 강한 만큼 질투도 많고, 뽐내는 말도 꽤 많이 하고 다닌 것 같다. 그러나 또래에 비해 눈에 띄게 느린 속도로 자라는 동안 성격은 점점 얌전해졌다. 몸도 마음도 유약해서인지 경쟁에 금방 질렸고, 내가 원하는 기회와 보상이 남들에게 가는 걸 보고만 있는 일이 다반사였다. 그럴 때면 질투심에 속상했지만 ‘나도 너만큼이나 그걸 원한다’고 밝힐 만큼 솔직하지 못했고, 마지막 순간까지도 마음을 다치거나 다치게 할 각오로 우악스럽게 달려들 용기를 내지 못했다.


어느샌가 나는 질투를 붙잡고 이기기보다 늘 절제하기를 선택했다. 이 사회에서 나는 여전히 불가피하게 경쟁하고 종종 승리하는데, 내게 밀린 사람이 상처받을까봐 더이상 자랑도 잘 하지 않는다. 호승심은 별로 없지만 그렇다고 또 약하게만 살아온 것은 아니다. 나는 경쟁을 피해 원하는 것을 직접 만들어 갖는 법을 익혔다. 내가 잘하고 싶은 일을 나보다 더 잘해내는 동료를 보아도 당황하지 않고 내가 돋보일 수 있는 영역을 찾았다. 그가 대형 공모전에서 상을 타면 나는 작은 프로젝트에서 놀랄 만한 실력발휘를 해버리면 된다는 식으로. 그렇게 하면 적어도 남의 성공이 내 실패가 되지는 않았다. 부럽고 기죽은 사실을 티 내지 않는 연습도 했다. 멋진 재능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재밌는 일을 벌이던 친구가 무용담을 늘어놓을 때면 그냥 “나도 언젠간 그러고 싶네”, 하고 말았다. 속으로는 조금 앓으면서도.


이제 나는 질투에 나름 잘 적응했다. 더이상 질투심에 고통받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다. 매 순간 내 질투를 견뎌내고 있다. 나는 여전히 많이 질투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질투 뒤에 따라오는 호승심보다 피로감을 먼저 느끼는 유약한 사람이고, 경쟁을 피해 도망치려고 꾀부리는 사람이다. 그러니 이런 나를 고통에서 회복시켜주는 것은 도파민이 도는 몇 번의 승리보다도 남에게 가벼이 자랑하지 않는 동료들의 존재가 아닐까 생각한다. 내가 ‘질투는 나의 힘’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존중하는 만큼, 그들도 연약한 나를 배려해 겸양을 발휘해주길 간절히 바란다.



가장 개인적인 이야기가 가장 설득적이다.

대체 불가한 기획자로 성장하는 에세이 프로젝트, 오디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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