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릴 게 하나도 없는 나

번아웃 탈출기—열정에 대해 오해하던 날들

by Cyrano

안전하고 효율 좋은 에너지를 찾는 연구원처럼

나는 수면장애와 호흡곤란과 번아웃이 없는 열정에 대해 꽤 오래 고민했다.


스물 두세 살에 나는 과거의 어떤 경험도 내 미래의 성공에 기여하지 못할 거라 여겼고, 남들이 한참 앞서간 뒤에야 혼자 제로부터 시작하는 상황이라고 믿었다. 아무것도 잃을 게 없다고 생각하면 무섭지는 않다. 그래서 이후 이삼 년 동안은 남들보다 더 많이 알고 더 높이 성취하겠다는 일념으로 열정을 불사를 수 있었다.


그런 마음이었으므로 그 이삼 년 동안 선택한 경험들을 다시금 의심하게 된 순간에는 속절없이 무너졌다. 앞으로는 내게 필요한 것들을 쟁취할 일만 있을 거라고 기대한 삶은 곧 투쟁이 되었다. 더 쓸모 있는 것들을 더 많이 가지기 위해 분투하는 삶. 싸울 땐 호르몬 때문에 아픔을 모른다고 하던데 정말이었다. 가끔 유별난 뭔가를 성취해서 아드레날린이 나오면 뒤처진다는 두려움이 마취됐지만, 조금 침체하는 날이면 사실은 여전히 이뤄 놓은 게 없을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날 깨웠다. 이제는 아직도 잃을 게 없을까 봐 무서웠다.


지난 일 년, 내가 삶의 동력에 대해 어떻게 오해하고 있는지 알아내는 것이 오디세이를 쓰는 목적이 되었다. 건강한 사람들의 지혜를 모으면서 바뀐 생각은—열정적인 삶은 남보다 나은 경험을 소유하기 위한 투쟁이 아니다. 되고 싶은 ‘나’를 고르고, 번복하다, 지키는 것이다. 스물셋에 나는 정말로 잃을 게 하나도 없던 내가 아니라 그냥 뭐든 해봐도 괜찮은 나였을 것이다. 지나온 어떤 경험도 버리지 않아도 되는 나였을 것이다. 지금도 그렇다.



가장 개인적인 이야기가 가장 설득적이다.

대체 불가한 기획자로 성장하는 에세이 프로젝트, 오디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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