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황하는 나를 성장시켜주기
어렸을 땐 친구들이랑 자주 싸웠습니다. 가볍게 툭 건드리는 도발을 그냥 넘기지 못하는 편이었어요. 조금이라도 무시당하면 반드시 받아치려 했죠. 과민반응으로 비춰지곤 했습니다. 상대가 먼저 사과하러 와주지 않으면 화해도 잘 못했습니다. 마음을 풀고 용서하는 게 너무 어려웠거든요. 예민한 성격이었다, 최근까지도 그렇게만 생각했습니다.
사실 저는 늘 정곡을 찔렸던 거예요. 반박한 지점에 내 결핍이 있다던데. 저는 결핍투성이였습니다. 남들에 비해서 부족한 점들을 모르고 싶어도 너무 잘 알게 되었거든요. 온몸이 역린이고 소위 ‘버튼’이었달까요. 그래서 절 무시하는 얘기를 들으면 일단 화를 내면서도 속으론 스스로를 의심했습니다. 상대가 먼저 번복하지 않으면 안심할 수가 없었고요.
시간이 충분히 지나고 더구나 취준생이 되어 보니 분명히 알겠더라고요. 여전히 나는 남한테 먼저 인정받고 나서야 자기 의심을 거둔다는 거. 이제는 마음에 관용이 있지만 못난 내 모습만은 아직도 쉽게 용서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내가 화해하지 못한 마지막 상대는 그 누구도 아닌 내가 되었습니다.
나를 들여다보면 누군가 사과하러 와주기만을 기다리느라 여태 자라지 못한 내가 보입니다. 내게 상처 준 사람도, 가장 먼저 달려가 사과했어야 하는 사람도 모두 저였습니다. 마침 크리스마스입니다. 화해를 한다면 지금이 딱일 것 같네요. 내가 이제 그만 마음을 풀고 더 자랄 수 있도록 스스로에게 따뜻해지려 노력해볼게요. 여러분도 한마음이길 바랍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2024. 12. 25.
가장 개인적인 이야기가 가장 설득적이다.
대체 불가한 기획자로 성장하는 에세이 프로젝트, 오디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