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도 기획할 수 있을까
...사실 사랑은, 처음에 구상한 여섯 가지 방백 주제에는 없던 것이다. 어쩌다 보니 한 번의 고백을 더 보여주기로 했고, 꼭 하나를 더 써야 한다면 그것은 다름 아닌 사랑이어야 한다는 말에 저항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막상 뭐라도 쓰려고 앉으니 몇 시간째 아무것도 적지 못하고 있다. 할말이 너무 많다가도 아무 것도 말하기 싫어지고, 사랑에 대한 어떤 질문을 떠올려 봐도 그게 다 나를 작아지게 하는 것 같다. 지금은 사랑이란 말이 사람을 압도하는 데가 있다고 생각하는 중이다.
재미있게도 지난 몇 년 동안 가장 몰두한 일이 사랑받고 싶어하는 누군가를 위해서 방법을 함께 고민하는 일이었다. 그 누군가가 보통 사람이 아니라 법인일 뿐, 결국 내 일은 시라노 연애조작단, 큐피드, 소개팅 주선자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느낀다. 이제는 내 사랑론을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이 고민해봤다고 믿었는데, 내 문제가 되면 늘 처음 보는 유형처럼 어렵다. 아끼는 친구들에게 더 중요한 존재가 되는 법이라든지, 칭찬에 고마워하는 마음이 잘 보이게 답장을 쓰는 법이라든지, 모든 게 어렵고 매 순간 아쉽다.
가끔은 ‘지금 누굴 사랑할 능력이 안 되는 것인가’ 하는 민망한 생각이 든다. 이유 없이 미안해지거나 대접이 과분하다고 느끼는 순간에는 사랑받을 자격에 대해서도 괜한 생각을 하게 된다. 이래서 사랑에 대해 어떤 말도 하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 자존감이 낮은 상태는 아니다. 어쩌면 나는 연애조작단이라 표현한 그 업의 관점에 너무 몰입해 있던 게 아닐까. 지금은 간절함이 사랑의 순수를 해치는 면도 있다고 생각하는 중이다.
가장 개인적인 이야기가 가장 설득적이다.
대체 불가한 기획자로 성장하는 에세이 프로젝트 오디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