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레카! 육아에서 발견하는 리더십-2

함께하는 시간을 통한 리더와 팀원의 동반 성장

by 기운나는 해결사

아이는 성장하면서 다양한 도구를 통해 학습하고 성장한다. 한동안 재미있게 갖고 놀다가 어느 순간 손대지 않고, 잊혀졌다고 생각할 즈음 다시 꺼내들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종종 보곤한다. 이전에도 크레파스로 색칠하는 것을 좋아했는데 손에도 묻고 바닥에도 묻는 재질의 크레파스를 사용했다가 묻지 않는 재질로 새로 사준 후에 관심이 좀 뜸해지기도 했었다.


그런데 최근에 손에 묻지 않는 크레파스를 스스로 꺼내오더니 하얀 도화지 위에 색칠도 하고 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물론 그림이 아닌 저지레(?) 수준이긴 하지만 그리기를 마치고 엄마 아빠에게 이야기하며(뭔가 설명하는 것 같은데 잘 모르겠다.)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이니 나도 더 관심을 갖게 되었고 옆에서 이야기 함께 나누며 그림을 그리니 어느 순간부터 아빠도 크레파스 고르란다. 그러더니 이거 아니고 저거 하면서 손에 쥐어주는 크레파스로 고래를 그려달란다. 그림 손 안댄지 오랜 세월이 흘렀는데 내가 할 수 있을까 싶었지만 아이가 원하니 해주게 되는 아빠의 마음은 어쩔 수 없었다. 어렸을 때는 미술학원 선생님이 소질이 있다고 미술 해볼 생각있냐는 이야기도 들어볼 정도였고 흥미도 있어서 그림도 많이 그리고 수채화도 그려보고 했었는데… 하는 과거의 추억도 떠올랐다.

KakaoTalk_20260205_112100194.jpg 아직은 선과 색칠이 대부분이긴 하지만 아빠와 함께하며 점점 더 늘어가고 있는 듯 (아래 두개는 아이가 그린 것에 내가 덧대어 그린 것으로 아이가 영재가 아님을 밝힌다)


그림을 제대로 그려보려니 고래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잘 모르겠고 성경동화에 나온 고래의 모습(모세가 홍해를 가르고 지나가는 장면에 고래, 물고기, 돌고래, 조개 등 다양한 생물이 있음)을 보면서 어설프레 스윽스윽 그려봤다. 역시나 세월은 기대를 지지않고 생각보다 매우 고래같지 않은 생물이 그려졌다. 아이도 갸우뚱하는 모습으로 나를 쳐다봤고 머쓱해진 나는 집중도를 높여서 제대로 그려보기 시작했다. 역시 아빠의 힘은 놀라웠고, 생각보다 괜찮은 그림이 나오기 시작했고 아이도 박수치고 웃으며 고래고래 하면서 좋아했다. 칭찬은 고래(그리는 아빠도)도 춤추게 한다고 했던가. 이후로 아이가 아빠 옆에 앉아 하면서 그림 그려달라하면 더 집중해서 신나게, 진중하게 그려주며 함께 이야기나누고 즐거워하기 시작했던 것 같다. 세월의 흔적 속에 그림을 다시 그릴거라 생각도 못했지만 하나 둘씩 그려가면서 점점 더 구색이 갖춰지는 모습이 보였고(물론 나와 와이프의 착각일 수도 있음) 그 과정에서 아이도 그 모습을 즐거워하고 그림 그리는 나를 따라하는 모습이 대견했다. 아이의 그림도 점점 더 발전하기 시작했고(물론 나와 와이프의 착각일 수도 있음) 나도 더 숙련도가 높아지는 것 같았으며 앞으로 더 그럴 것이라 생각한다.

KakaoTalk_20260205_112100194_01.jpg 아이가 원하는 것을 더 잘해주고 싶은 마음에 집중해서 그리기 시작하니 조금씩 나아지는 것 같다. (보는 사람에 따라 아닐 수 있음 주의)


아이가 아빠도 그림을 그려달라며(아마도 스스로가 발전하기 위한 롤모델을 찾고 싶었던 것 같음) 옆에 앉혀두고 함께 손에 크레파스를 잡기 시작한건 스스로를 발전시키고 싶고, 놀이를 통해 만족하고자 하는 문제 인식과 해결에 대한 인지라 생각하며, 그러한 과정을 함께 해나가며 나도 아들도 그림 실력이 점점 더 늘어가는 것은 협업, 팀웍을 통한 문제해결 및 발전 과정을 거친 것 아닐까.


팀원과 리더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팀원의 성취에 대한 니즈 충족을 위해 문제인식을 함께하고 해결하기 위한 과정에서 유대감도 강해지고 경험치도 쌓아가며 역량향상도 함께 해나가는 것. 아무리 바쁘고 신경쓰기 어려운 상황이라도 이렇게 함께 해나갈 수 있다면 장기적으로 더 윈윈하는 동반성장을 이뤄나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내가 아끼고 사랑하며 먼 미래를 함께 나아가는 가족은 당연히 그러하겠으며 내 하루의 절반 이상을 함께 영위하는 조직에서 미래를 함께 그려나갈 팀원과 함께라면 더욱 그러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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