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을 깨되 룰을 깨지 않도록 하는 방향 제시
생후 30개월이 지나가는 과정에서 아이가 엄마와 아빠의 핸드폰을 보면 자꾸 사진을 찍는다. 다양한 사진을 찍으면서 스스로도 만족스러운 것 같은데 내가 모르는 기능이었던 연사도 눌러서 백여번 찍힌 한장이 있기도 하고 막 찍다보니 기계에 무리가 가지 않을까 싶기도 해서 핸드폰에게 미안한 마음도 들곤한다. 그 중에서 작품이 나올 때도 있고 괜찮은게 나올 때도 있지만 결국은 스스로가 보기 위해 찍는 것 같다.
사진을 찍고나면 나와 와이프에게 보여달라고 하는데 정도를 넘어서서 지나치게 떼를 쓰기도 한다. 그 과정에서 본인 뜻대로 되지 않기 시작하면 크게 소리치며 울기 시작하면 “아들, 핸드폰은 너무 자주 보지 않기로 했잖아. 이제 그만!”이라고 하는데 격해지기 시작하면 엄마 아빠를 손으로 때리거나 발로 차기도 하기에 단호하게 붙잡고 “엄마 아빠 때리면 안되는거지? 때리지 않는거라고 이야기 나눴잖아!” 하면 또 웅얼웅얼 거리면서 떼를 쓰고 떼굴떼굴 구른다. 진정시키며 “아들이 슬프겠지만 안되는건 안되는거야. 다른데가서 그러면 안되겠지?” 하면서 시간이 약간 흐른 후에 “엄마한테 사과해, 미안해라고 이야기하고 안아줘.” 라고 이야기하면 잠시 울먹거리던걸 멈추고 엄마를 안아주며 “엄마 미안해.”라고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면 또 나와 와이프는 아들은 안아주고 토닥인다.
이 과정이 반복되고 있고, 조금씩 나아지는 것 같기도 한데 어제는 정말 생각치도 못한 일이 생겼다. 위의 상황을 겪은 후 아이가 진정된 후에 토닥토닥해주자 아이가 잠시 후에 평소에 비협조적이던 헤어커트를 하시겠단다. “엄마 머리 잘라주세요.”라고 하길래 왠일이지? 하며 두 부부가 갸우뚱해하면서 바리깡을 들고 와서 전원을 켰다. 그러자 아이에게서 나온 말. “동물 친구들 보여주떼여.” 와이프와 나는 순간 둘 다 ㅇ_ㅇ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봤다. 보통 헤어커트를 할 때 아이들 시선을 분산시키려 핸드폰 영상으로 동물들을 보여주면 좋아라 하면서 디자이너 분이 머리하기 편한 상태가 되기에 이 때만큼은 자유롭게 보도록 허용해줬기 때문이다.
이야… 엄마 아빠를 당황시킬 정도의 창의적 발상을 하다니… 기특하면서도 잔머리 쓰는 모습에 두 부부가 혀를 끌끌 차고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아들, 머리 자르는건 좋은데 이렇게 영상은 보여줄 수 없어. 이렇게 생각한건 기특한데 다음에 또 서로 이야기 한 후에 필요하면 핸드폰 보자. 알겠지?” 라고 이야기하며 그 자리를 마무리 지었다. 거듭 생각해봐도 기특하면서 어이없는 상황이었다.
우선, 틀을 깬 것은 칭찬하면 좋을 것 같다. 우리 팀원이 이러한 창의적 사고(꼼수일도 있겠다)를 할 경우 우선 발상의 전환을 이뤄낸 점은 칭찬해주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아이디어들이 예상치 못한 성과를 창출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룰을 낀 것은 명확하게 아니라고 설명해주고 다른 방법을 찾아볼 수 있게, 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게 지도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생각한다. 장기적으로 함께 공동의 선을 향해 나아가기 위해서는 지켜야 할 선이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틀을 깨는 창의성은 존중하고 독려하되, 룰을 깨는 것은 지양할 수 있도록 방향성을 제시한다면 서로에게 윈윈이 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