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기준에서 듣기 불편한 신조어에 대한 고찰
제목에서 어그로를 끌어보았다. 개인적으로 신조어를 존중하는 편이나 최근들어 남용되는 용어들을 보면 눈쌀을 찌푸리게 만드는 경우들이 종종 있기에 이 글을 끄적이게 되었다.
요즘 일상 대화와 SNS를 보면 ‘마렵다’, ‘샤갈' 같은 표현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퇴근 마렵다”, “여행 마렵다”와 같은 문장은 얼핏 재치 있어 보이지만, ‘마렵다’가 본래 배설 욕구(똥마려!!!)를 나타내는 구어적 표현이라는 점을 떠올리면 어법적 확장으로 적용되기엔 다소 무리가 있을 수 있다.
실제로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서도 해당 표현의 의미와 용례는 제한적으로 제시되어 있으며, 이를 일반적인 욕구 전반으로 확대하는 것은 정확성 측면에서 어색하다고 볼 수 있다. 굳이 말하자면, 영유아들이 나 똥마려요! 나 맘마주세요! 하고 떼쓰는 느낌이랄까.
그리고 “샤갈!”이라는 표현도 자주 보이는데, 이는 Marc Chagall의 작품 세계를 단편적으로 차용한 사례로써 샤갈의 그림이 지닌 상징성과 역사적 맥락은 사라지고, 단순히 ‘몽환적이다’는 이미지로 소비되는 경우가 많다는 식으로 오인이 되는데 잘 찾아보면 "욕설(ㅅㅂ로 추정)"을 나름 재미있게 해학적으로 표현한 것처럼 사용한 것을 누군가 어원을 물어봤을 때 본질을 드러내기에는 이슈가 있을 법한 부분임을 감지하고 있어보이게("있어빌리티"라 함) 대답한게 아닐까 추정된다.
비슷하게 “고흐 같다”거나 “피카소 같다”는 표현도 맥락 없이 남용되며 의미가 점점 희석되고 있으며 위와 마찬가지로 듣는 이로 하여금 출처 없는 이야기를 있어 보이려고 하는(전문용어로 "가오"라고도 함) 지나갈 유행일 수 있으리라 생각해본다.
언어는 시대에 따라 변화하는 것이 자연스럽지만, 그 변화가 항상 바람직한 방향으로만 흐르는 것은 아니다. 표현의 재미와 간결함도 중요하지만, 듣는 이들에게 불편함을 줄 수 있고, 그로인해 본인의 이미지가 매우 가벼워 보이거나 무례해 보일 수 있는 효과를 스스로 감당해봐하는 상황을 감안해야 할 것이라 생각한다.
또한, 그 이면에 있는 본래 의미와 맥락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언어는 점차 피상적으로 변할 수 있다. 유행어를 적절히 활용하되, 상황에 맞는 정확한 어휘를 선택하려는 노력이야말로 스스로의 이미지와 언어의 품격을 지키는 작은 출발점일 것이다. 누군가는 자유라 이야기 하겠지만 그 자유가 어떤 타인(한두명이 아닌 다수일 가능성 높음)을 불편하게 한다면 배려없고 책임없는 행동이라 할 수 있을 것이기에.
“타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순간, 그것은 더 이상 자유가 아니다.”
존 스튜어트 밀의 ‘해악 원칙(Harm Princip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