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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 Apr 25. 2022

아이들의 칭찬은 나를 요리사로 만든다.

칭찬과 격려의 고마움

   나는 한국에서 배달음식을 그렇게 자주 시켜먹지 않았다. 음식 고수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아이들을 위해 음식을 직접 해서 먹였었다. 그러나 내 몸이 너무 힘들거나 가끔 치킨이나 피자 등이 먹고 싶을 때는 배달 앱을 켰었다. 튀김이나 밀가루 반죽 음식은 집에서 해 먹는 음식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거 같다.

  한국의 배달앱의 경우 원하는 음식을 클릭하고 결제하면 언제 도착하는지 까지 정확히 나오니 한국에서 내가 얼마나 편한 세상을 살다 왔는지 독일에 와서 느끼고 있다.


  한국에 있을 때 나는 집에서 기름을 튀긴다거나 제빵을 해본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결혼 초 요리 초보시절 남편을 위해 오징어 튀김을 직접 해주겠다고 했을 때 부엌의 벽이 기름범벅이 된 이후 튀김은 사 먹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독일에서는 아이들이 치킨이나 돈가스가 먹고 싶다고 하면 어느샌가 튀김요리의 고수가 되어 치킨이랑 돈가스를 튀기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아이들이 머핀이나 에그타르트, 쿠키가 먹고 싶다고 하면 "알았어." 하며 어느새 부엌에서 밀가루 반죽을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나는 밀가루 반죽을 위해 반죽 매트까지 샀다.

  사실 음식을 만든다는 건 정성과 시간이 많이 걸린다. 그러나 내가 이렇게 정성을 드려 요리를 하면 아이들의 엄청난 칭찬이 따라온다. 우리 아이들은 언제나 엄마인 나에 대해 긍정적이고 칭찬을 참 많이 해준다. 정말 고마운 부분이다.

  아이들은 음식을 입에 넣자마자 엄지 척을 한다거나 음식점을 차려도 될 거 같다는 등 엄마 음식은 너무 맛있어서 계속 먹게 된다는 등 그릇이 비워질 때까지 기분 좋게 맛있다고 해주니 내가 요리를 안 해줄 수가 없다. 나도 사람인지라 아이들의 칭찬에 기분이 참 좋아진다.

유튜브를 보며 에그타르트와 마시멜로 쿠키를 만들어 봤다.
이젠 치킨은 고수가 되었다. 춘장으로 짜장면까지 만들어서 먹는다.

  독일에서 배달을 시킨다는 것은 나에게 아직 어려운 일이기도 하고 내 입맛에 맞는 음식을 찾지 못했다.

  며칠 전부터 돼지갈비가 너무 먹고 싶었던 나는 유튜브에서 냉장고에 있는 재료로 할 수 있는 요리를 찾아보게 되었다. 달콤하고 짭짤한 간장 소스의 고기 맛이라...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다. 나는 유튜브에서 삼겹살로 간장소스에 할 수 있는 동파육 비슷한 덮밥을 해 먹기로 했다.

  삼겹살을 잘라 마늘과 파로 달달 볶아 간 양파를 넣어 계속 볶는다. 그러다 약간의 된장과 간장, 꿀 등을 넣어 달달 볶으면 맛있는 삼겹살 요리가 된다. 달달 볶는 냄새에 아이들은 맛있는 냄새가 난다며 부엌으로 달려온다. 그리고 밥에 비벼 한 그릇을 뚝딱 먹는다. 나도 오랜만에 먹어보고 싶던 맛의 고기를 먹으니 기분이 좋았다.

  아이들은 밥을 먹으면서 진짜 맛있다. 엄마는 항상 맛있는 걸 해주려고 노력하는 최고의 엄마다. 등 내 입이 귀에 걸리게 칭찬을 해줬다. 덕분에 나의 요리 실력이 나날이 늘어가고 있다.  

  말도 안 통하고 아는 사람 별로 없는 독일에서 내가 긍정적으로 살 수 있는 이유 중 하나가 가족의 칭찬과 격려 때문이기도 한 거 같다.

맛있는 요리가 완성되었다. 나도 오랫만에 한국의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아주 가끔은 나도 한국의 배달음식이 그리울 때가 있다. 그러나 나는 오늘도 가족을 위한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을 해주기 위해 유튜브로 열심히 요리를 배우고 있다. 세상의 많은 요리 고수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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